구조대원들이 30일 벼랑에 떨어진 관광버스에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20여명 중경상
라스베가스서 귀로
밴쿠버 여행객들

오리건주 산악지역에서 30일 한인 관광버스가 벼랑으로 추락하면서 최소 9명이 숨지고 26명이 부상당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부상자 중에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오리건주 경찰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캐나다 밴쿠버의 한인운영 ‘미주여행사’ 소속 관광버스가 오리건주 북동쪽 블루마운틴 산악지역을 지나는 84번 프리웨이 북쪽 방향에서 빙판길에 미끄러져 프리웨이 가드레일을 들이 받고 수백피트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이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40여명의 관광객 중 9명이 숨지고 최소 26명의 승객들과 운전기사가 중경상을 입었다. 사고지점은 펜들턴을 지나 라그란데로 가는 84번 프리웨이 227마일 표시판 인근이며 승객 대부분이 한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버스는 지난 22일 밴쿠버를 출발한 서부여행 관광 8박9일 패키지 버스로 LA, 샌디에고, 샌프란시스코, 라스베가스 등을 거친 후 30일 오전 밴쿠버로 돌아가던 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밴쿠버, 시애틀 지역 한인들이 여행에 나섰으며 피해자 대부분은 밴쿠버 지역 ‘R’여행사와 시애틀 지역 ‘G’여행사를 통해 서부여행 패키지를 구입한 후 여행에 나섰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지역은 전날 내린 눈이 얼어붙 으면서 빙판길로 변한 상태로 경찰은 사고버스가 빙판길에 미끄러진 것으로 보고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사고 직후 오리건주 경찰국과 인근 지역 도시 소방국 등 사고 대처반이 현장에 긴급 투입됐으며 일부 피해자들은 헬리콥터로 인근 펜들턴 지역 병원으로 이송됐다. 구조대원들은 사고지역이 가파른 벼랑이어서 로프를 타고 사고버스에 접근해 부상자들을 구조했다.

오리건주 경찰국 그렉 해스팅스 대변인은 30일 본보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현재 피해자 대부분이 외국출신이라 가족들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사망자및 피해자 이름 공개는 가족들에게 사실을 알린 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고 지역은 전날 내린 눈으로 인해 빙판길로 변한상태였으며 경찰은 사고버스가 빙판길에 미끄러져 낭떠러지로 떨어진 것으로 보고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인근 지역에서 사고 5시간 전인 이날 오전 6시45분께 포드픽업 트럭이 눈길에 미끄러져 전복돼 26세 남성이 사망하기도 했다.

경찰은 사고 전날부터 이 지역을 지나는 운전자들에게 서행 운전을 당부해왔다고 밝혔다.


<이종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