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반의 남편이 아내에게 물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뭘 받고 싶어? 별로 필요한 게 없잖아? 우리 집 진공청소기가 별로 안 좋은데 그걸 당신 선물로 하면 어떨까?”
2세인 그 아내는 친구들 앞에서 한바탕 남편의 ‘무감각’을 성토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뭔가 특별한 것, 평생 간직할 만큼 로맨틱한 것을 기대하는 것이 여성인 반면 남성들은 그저 샤핑이 부담스러운 것이다.
“결혼해서 몇 년 지나고 나니 이제 선물 아이디어도 별로 없고, 애써 사봤자 아내가 마음에 들어 하지도 않고, 진공청소기가 실용적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고 남편은 얼버무렸다.
백화점마다, 샤핑센터마다, 온라인 샤핑 사이트마다 샤핑객이 밀려드는 샤핑 시즌이다. 크리스마스까지 10여일. 많은 사람들은 숙제 밀린 아이처럼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선물을 준비하려면 먼저 선물할 대상 명단을 써놓고 각 사람에 맞는 것, 그 사람이 받고 좋아할 물건을 골라야 하는 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선물은 단순히 물건이 아니다. 대단히 특별한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다. 물건을 통해 뭔가 메지시를 전달하는 것이고, 대개 ‘사랑’이나 ‘감사’가 그 내용이다. 당연히 담겨야 하는 것은 마음 혹은 정성. 그래서 그 선물로 인해 상대방이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고 행복해진다면 선물은 성공이다.
그런 선물을 하기 위해서는 돈 보다 중요한 것이 관심이다. 비싼 명품을 안겨준다면 마다할 여성이 별로 없겠지만 그렇다고 항상 성공적 선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어떤 걸 좋아하는 지 평소에 관심을 갖고 살펴봐야 선물도 제대로 할 수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주고도 욕먹을 수 있는 것이 선물이다.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선물들은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재활용 선물. 받은 선물 다시 선물하는 것이다. 선물은 필요하고 준비할 시간은 없을 때 쉽게 떠오르는 것이 과거에 자신이 받았던 선물이다. 관련 조사에 의하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한두번은 선물 재활용을 한 적이 있다. 잘만 하면 좋은 선물이 될 수도 있다.
단, ‘재활용’의 흔적이 남아있으면 그야말로 최악의 선물이 된다. 선물 재활용을 할 경우 우선은 상대방이 좋아할 물건인지 먼저 생각해보아야 한다. 그리고는 포장과 박스를 꼼꼼히 살펴 ‘재활용’ 흔적을 말끔히 없애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이다.
다음은 현실 무시한 자기 과시용 선물. 몇 년 전 남편으로부터 다이아몬드 귀걸이를 선물 받은 한 여성은 당시 ‘기가 막혔다’고 한다. 그해 집을 새로 사고, 아기가 태어나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형편인데 남편이 기세 좋게 크레딧카드를 긁고 비싼 귀걸이를 사온 것이었다. 아내는 그 다음날로 백화점에 가서 귀걸이를 반환했다.
연말이면 커다란 빨간 리본을 단 자동차 선전이 나오곤 하는 데 이 또한 잘못하면 기분 상하는 선물이 되고 만다. 신혼 초에 한 여성이 남편으로부터 받은 선물이 바로 자동차였다. 그리고는 부부가 같이 타면서 같이 페이먼트를 하고 있으니 “그게 무슨 선물이냐. 완전히 속은 기분이다”는 것이다. 내 입장 보다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는 것 - 선물의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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