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한 삶
▶ 이우경 <자생한방병원 LA분원장>
턱관절은 인체에서 유일하게 좌우 양측에서 동시에 움직이는 양측성 관절이다. 턱관절의 이상은 주로 입을 벌릴 때에 턱에서 딱 소리가 나거나 통증이 발생할 경우, 혹은 입을 크게 벌리지 못하는 경우가 될 때에 비로소 환자 스스로 뭔가 문제가 있다고 느끼게 된다. 하지만 사실 좌우 턱관절의 불균형은 턱에 한정된 국소적 증상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전신의 골격과 자세의 균형, 나아가 뇌신경계의 신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점차 널리 알려지고 있다.
사실 턱관절의 균형은 목뼈에 가해지는 압력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입을 벌릴 때 턱관절이 단순히 회전하여 입이 열리는 것이 아니라 일정 범위를 회전한 후에 슬라이딩 운동을 하면서 아래턱이 완전히 내려가게 된다. 그리하여 아래턱이 완전히 내려가는 운동의 중심점은 양쪽 턱관절이 아니라, 사실은 두 번째 목뼈의 위치에 해당한다. 따라서 아래턱을 벌릴 때마다 그 운동의 중심점인 목뼈(경추) 쪽에 일정한 힘이 전달된다. 그리하여 턱관절의 균형이 좋지 않으면 턱이 움직일 때마다 경추에 부정적인 힘이 전달되게 된다.
특히 두 번째 목뼈는 축추(axis)라고 하여 목을 좌우로 돌릴 때 기준이 되는 축의 역할을 하는 뼈로서, 그 뒤로는 목의 움직임과 관련된 많은 근육들이 붙어 있다. 이 두 번째 목뼈가 턱관절의 불균형으로 인해 부정적인 힘을 받게 되면 뼈가 한쪽으로 회전하게 되고, 따라서 이 두 번째 목뼈에 붙어 있는 다수의 근육들이 한쪽으로만 수축되어 전체적인 목의 자연스러운 배열을 망가뜨려 목이 전반적으로 옆으로 기울게 된다거나 목이 앞으로 빠져 나오듯이 보이는 자세가 된다. 즉 턱관절의 불균형으로 인해 전반적인 목의 균형이 망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보통 사람 머리의 무게는 일반적인 볼링공의 무게와 비슷하다. 이 무게를 척추의 가장 상부인 경추가 떠받들고 있고 목 주위의 복잡하고 많은 근육들이 이 경추를 지탱하고 있다. 두개골 바로 밑의 경추와 양쪽 어금니의 교합은 책상의 네 개 다리처럼 두개골의 무게를 균형 있게 분산시켜야 하며, 그럴 때에 바른 경추의 배열은 물론 전신의 균형과 바른 자세를 도모할 수가 있다.
즉, 머리의 무게가 척추 이하로 균형 있게 분산이 안 되어 머리에서부터 자세 이상이 되면 인간은 직립하여 걷기 때문에 머리 무게를 제대로 분산하지 못하는 불균형이 척추 아래에까지 영향을 미쳐서 그에 따른 보상작용으로 점차 허리뼈와 골반, 양쪽 무릎과 다리길이까지 불균형이 유발되고, 결국은 전신에 걸친 불균형 상태가 초래된다.
특히 목뼈가 회전하거나 틀어지면 이를 보상하기 위해 허리뼈가 동시에 회전하거나 틀어질 수 있어서 전신의 축이 똑바르지 못하고 균형을 잃게 된다. 그런데 사실 허리뼈가 회전하거나 틀어지려면 또한 골반이 앞뒤로 위치가 변해야 하므로 골반이 틀어져 걸음걸이가 이상하거나 걸을 때마다 스스로 무언가 비틀렸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처럼 턱관절의 미세한 불균형이 전신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큰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턱관절이 인체에서 유일하게 양쪽 동시에 움직이는 관절인데다가 서서 걷는 인간의 가장 위에 존재하는 관절이기 때문이다. 마치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밑의 모든 단추가 맞지 않듯, 턱관절의 균형은 전신 균형의 첫 단추가 되는 것이다.
전신의 조화와 균형을 중요시하는 한의학 치료에서는 턱관절의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서 구강내 음양균형 장치를 환자로 하여금 매일 밤 혹은 일정시간 착용하게 하고, 턱관절의 균형을 잡고 있는 연관된 근육들의 긴장감은 동작침으로 풀어주며, 추나약물 복용을 통해서 턱관절 및 척추 부위의 염증을 해소하게 된다. 보통 턱관절 균형 치료는 증상에 따라 3~6개월의 치료기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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