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설문조사 심층분석
워싱턴 한국일보가 실시한 이번 재외유권자 대상 여론조사는 12월18일 실시되는 제18대 한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실제 투표권자들의 후보 지지도를 알아보기 위해 조사됐다. 조사내용은 한국의 유권자와 미주지역 유권자들과 유사하면서도 다른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유학생 등 젊은 세대의 국외부재자가 많은 재외 유권자들의 특성상 야권의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20, 30대 젊은 층에서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전체적으로는 한국의 여론조사 결과와 비슷하게 박 후보가 문 후보를 5% 가량 앞선 결과가 나왔다. ‘아름다운 단일화’의 실패로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의 지지자들이 문 후보에 대한 표심을 아직 정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여론조사는 투표권을 가진 실제 유권자를 위주로 실시된 것이라 오는 5일부터 10일까지 열리는 재외선거를 앞두고 그 결과가 시사하는 점이 크다 하겠다. <이종국 기자>
VA·MD·DC·WV 지역
유권자 등록마친 120명 분석
■여론조사 어떻게 진행됐나?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1월26일부터 12월1일까지 버지니아, 메릴랜드, 워싱턴 DC, 웨스트 버지니아 등 워싱턴 총영사관 관할 지역의 19세 이상 재외국민 200명을 대상으로 면접원에 의한 설문지 조사 방식으로 조사됐다. 표본은 무작위 추출방식이나 보다 정확한 대선 민심을 파악하기 위해 유권자 등록을 마친 실제 투표권자들을 위주로 조사와 통계가 이뤄졌다. 총 200명의 응답자중 실제 투표권자는 120명이었다. 그리고 이번 대선에서 투표할 수 있는 워싱턴 지역의 실 유권자 수는 총 5천6명이다. 이번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9% 포인트다.
전체 응답자중 실 투표권자들의 거주지역은 버지니아가 49%, 메릴랜드 45%, DC 4%, 웨스트버지니아 2%였다. 체류신분별로는 영주권자가 43.3%이며, 유학생이 40.8%, 주재원 4.17%, 기타(취업비자, 장기체류자, 서류 미비자 등) 11.6%다. 성별로는 남자가 56.7%, 여자는 43.3%였다. 연령별로는 20대가 18.3%, 30대 20%, 40대 39.2%, 50대 15.8%, 60대 이상 6.7%였다.
후원: 한국언론진흥재단
93.5% “투표참가”시급한 과제로 “불편한 법률개정”지적
▣ 문1_ 귀하는 지난 4월 총선에서 투표를 했습니까?
A 했다 B 안했다
▶ 조사 대상자 가운데 실 투표권자 120명 중에서 총선 투표를 했다는 응답자는 38명으로 31.7%로 나왔다. 총선에서 투표하지 않은 70% 가까운 유권자들이 이번 대선에 참가하게 된 것으로 대선에 쏠린 더 높은 관심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는 총선의 2천2명보다 보다 2배 이상 많은 5천6명이 등록을 마쳤다.
▣ 문2_ 귀하는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할 의향이 있습니까?(유권자 등록 하신 분만 해당)
A 반드시 참여 B 참여할 것 같다 C 참여 못할 것 같다 D 안 한다
▶최대의 관심사인 투표율을 예상해보는 질문에 93.5%가 참가 의사를 밝혔다. 이중 반드시 참여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사자는 28.3%였으며 참여할 것 같다는 65%로 나타났다. 불참의사를 나타낸 응답자는 5%에 불과했다. 선거 전문가들에 따르면 실제 투표장에 가는 유권자는 여론조사 결과보다 일반적으로 낮게 나타난다고 한다. 5일부터 10일까지 제한된 일정 속에 투표장까지 가야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실제 투표율은 93.5%보다 20%가량 낮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 문3_ 투표참여가 어렵다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유권자 등록하신 분만 해당)
A 시간이 없어서 B 관심이 없어서 C 투표여건이 힘들어서
▶유권자들은 투표소까지의 거리나 제한된 투표일정과 시간 등을 투표를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무려 43.3%가 투표여건을 이유로 꼽아 제도적 보완이 시급함을 입증했다. 이어 시간이 없어서란 이유도 16.7%를 차지해 바쁜 이민생활이나 학업 중인 유학생들에 선거 참여가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준다. 아예 선거에 관심이 없다는 답도 6.7%가 나왔지만 이는 지난해 11월 1차 여론조사 당시의 20여 %에 비하면 현저히 낮아진 것이다.
▣ 문4_ 귀하는 평소 어느 정당을 지지하거나 호감을 가져왔습니까?
A 새누리당 B 민주통합당 C 통합진보당 D 없다
▶재외 유권자들은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가장 많았지만 무당파들도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어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감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새누리당 지지자는 33.3%로 나타나 다소 보수적인 정치적 특성을 지니는 해외지역의 표심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민주통합당은 21.7%로 집계돼 지난해 조사 때의 25.5% 보다 낮게 나타났다. 이정희 후보가 출마한 통합 진보당 지지자는 3.3%였으며 지지 정당이 없다는 유권자가 25%나 응답해 지난해 조사 당시의 13.5%보다 무당파 층이 2배 가까이 늘어났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안철수 후보에 쏠렸던 중도층의 상당수가 여전히 지지 정당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문5_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무소속의 안철수 후보 중 누가 야권 대선 후보로 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셨습니까?
A 문재인 B 안철수
▶이미 상황이 종료된 야권 단일화이지만 응답자의 53.3%는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야권 단일화의 주인공이 되길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후보 지지자는 10%이상 낮은 41.7%로 집계돼 문 후보가 안 후보 지지자들을 흡수하지 못하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기 힘들다는 전망을 보여준다.
▣ 문6_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겠습니까?
A 박근혜 B 문재인
▶재외선거를 불과 1주일여 남겨두고 실시된 이번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후보의 아성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박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자는 51.6%로 과반 수 넘게 나타났다. 반면에 문재인 후보 지지자는 46.6%로 5%의 지지율 차이가 났다.
이는 1년 전의 본보 조사에서 박 대 문 양자대결이 60% 대 36%로 24%의 압도적인 차이가 난 걸 감안하면 야권 단일 후보로 확정된 문 후보의 상승세가 두드러진 것이다. 다만 매끄럽지 못한 야권 단일화의 후유증으로 박 후보의 두터운 지지 벽을 여전히 뚫지 못하고 있음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아직도 문 후보에 마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 안철수 후보 지지자들을 문재인 후보 측이 얼마나 안을 수 있느냐에 이번 대선의 승패가 좌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문7_ 한국 정부가 재외동포들을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할 권익사업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2개를 고르세요)
A 2세 한글교육 지원확대 B 직업 및 취업교육 지원 C 주류사회 진출 지원 D 2세 모국연수 기회 확대 E 복수국적(이중국적) 확대 F 재외동포에 불편한 법률 개정
▶재외 유권자들이 이번 대선을 통해 한국 정치권과 정부에 가장 희망하는 권익사항은 재외동포에 불편한 제반 법률의 개정으로 나타났다. 1인당 2개의 답을 고를 수 있는 이 항목에서 57명이 의사표시를 했다. 여기에다 복수국적 확대에도 49명이 응답해 이를 더하면 전체의 44%가 재외동포의 편의를 위한 제도개선에 무게를 뒀다.
다음으로는 직업 및 취업교육 지원으로 19%가 응답해 미국 정착에 필요한 현실적인 지원을 희망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어 2세 한글교육 지원 확대와 2세 모국연수 지원 확대를 더해 15.9%로 집계됐다. 이 항목이 예상보다 낮은 반응을 보인 것은 이번 대선 유권자들의 상당수가 현지 동포들 보다는 국외부재자들이 많은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주류사회 진출 지원에는 8.3%가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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