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3자 대결에서도 30%에 가까운 지지율을 얻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선 후보를 전격 사퇴한 배경은 무엇일까. 안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에서 일단“더 이상 단일화 방식을 놓고 대립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새 정치에 어긋나고 국민에게 더 많은 상처를 줄 뿐”이라며 사퇴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안 후보가 후보 등록을 이틀 앞둔 시점에서 사퇴한 데는 ▲최근 여론조사에 대한 부진과 문 후보와의 TV 토론 실패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를 놓고 겨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향후 정치적 미래를 위한 퇴장 ▲현실 정치의 장벽에 대한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양자 대결+단일후보 지지도 등
여론조사 문재인보다 불리
정치 계속 표명했지만 불투명
■밀리는 여론조사
안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비해 약세를 보여왔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최근 문재인 후보 측이 제안한 ‘양자 대결+단일후보 적합도’에 맞서 안 후보는 ‘양자 대결+단일후보 지지도’를 주장했지만, 어떤 방식으로도 안 후보가 불리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가 다자구도 지지율, 야권후보 적합도, 야권후보 지지도에서 앞서는 결과들이 속속 등장했다.
또한 지난 21일 문 후보와의 TV 토론대결에서 사실상 졌다는 평가가 내려진 것도 사퇴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지지층 이탈 심각
안철수 후보의 사퇴에는 자신의 정치적 미래에 대한 계산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문 후보와 단일화 룰 싸움이 계속되면서 야권 지지자들의 비난이 직·간접적으로 안 후보 캠프에 전달됐고 특히 지난 11월 초 부산대학교에서 있은 두 번째 강연에서 1,200여명 수용 규모의 체육관에 약 700명 정도만이 참석해 스스로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첫 번째 부산대 강연에서는 2,000여명의 학생들이 몰려 대성황을 이루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안 후보가 유리한 룰을 고집한 채 무리하게 단일화 승부수를 띄우고 패할 경우 향후 정치적으로 재기할 수 없는 큰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냉혹한 정치현실에 대한 부담
안 후보는 단일화 과정 곳곳에서 ‘경우의 수’를 따지며 유·불리를 계산하는 모습에서 현실 정치의 냉혹함을 많이 느꼈을 것이라는 정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안 캠프의 한 관계자는 “새 정치와 정권교체에 대한 안 후보의 진심이 정치공학으로 치부되는 현실에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다”고 전했다. 한 전문가는 안 후보가 대선출마 선언을 했을 때 “안 후보의 승패는 앞으로 대선을 치르려면 생각했던 것보다 더한 진흙탕 싸움이 전개될 텐데다 이를 견뎌내고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결국 자신의 진심이 왜곡되는 현실을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불투명한 ‘정치적 미래’
안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비록 새 정치의 꿈은 잠시 미뤄지겠지만 저 안철수는 진심으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를 갈망한다”며 “그것이 어떤 가시밭길이라고 해도 온몸을 던져 계속 그 길을 가겠다”고 했다. 안 후보는 “제게 주어진 시대와 역사의 소명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도 했다. 앞으로도 정치를 계속 할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의 정치적 장래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번 대선의 결과와 그에 따른 민주당 내부의 변화 등에 따라 안 후보의 정치적 미래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안철수 펀드 처리는?
안 후보가 이날 사퇴함으로써 뒤처리도 숙제로 남게 됐다. 안 후보는 선거자금 마련을 위해 130억원이 넘는 ‘선거 펀드’를 모았다. 안 후보 측은 아직 이를 사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일이 양해를 구하고 돌려줘야 한다. 또 300명 가까이 됐던 캠프 실무자들의 진로문제, 후보 사퇴에 따른 ‘안랩 주가’ 문제 등도 부담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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