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식욕조절과 체중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과 친구들에게는 대단히 너그러운 반면 자신에게는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야박하게 구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이들의 첫째 덕목은 엄격한‘자기 규율’이다. 본인이 이런 부류에 속하는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남을 대하는 태도와 스스로에 대한 대접을 비교해 보면 금방 답이 나온다. 최근 심리학자들이 관심을 갖고 바라보기 시작한 셀프-컴패션(self-compassion) 영역은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고 사랑하는‘자중자애’의 마음 밭에 해당한다.
‘자기 규율’ 강한 경우보다
체중 줄이기 성공률 높고
우울증·정서불안 증세 적어
적극적‘자기 사랑’ 노력 필요
셀프-컴패션에 관한 심리학적 연구는 사람들이 얼마나 긍정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느냐는 단순한 질문에 바탕을 두고 있다.
타인들을 이해하고 지지하는데 전혀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이 ‘셀프-컴패션 검사’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들은 과체중이라거나 운동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심하게 책망하고 깎아내린다.
하지만 심리학 전문가들은 쌀쌀맞은 자아비판을 중단하고 스스로의 불완전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건강 개선을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셀프-컴패션 측정검사에서 높은 점수를 올린 사람들이 점수가 낮은 사람들에 비해 더욱 즐겁고 낙관적인 일상을 이끌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우울증과 정서불안 증세를 보이는 경우도 저득점자에 비해 훨씬 적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셀프-컴패션과 체중조절 사이의 상관관계다. 이제까지 나온 예비 자료들은 셀프-컴패션이 타인의 체중감소를 돕는 것은 물론 스스로의 식욕조절에도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는 많은 의사들과 감량 지침서들이 의지력과 자기 규제를 체중조절, 혹은 보다 광범위한 건강개선의 핵심요건으로 꼽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이 분야의 선구자인 크리스틴 네프 박사는 ‘자중자애’를 ‘방종’이라든지 턱없이 낮은 기대수준과 혼동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오스틴 소재 텍사스 대학 인간개발학 부교수인 네프 박사는 “사람들이 스스로에게 관대해 지려 들지 않는 주된 이유는 행여 방종에 빠지지 않을까 두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엄격한 자기비판을 통해서만 스스로를 규율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뿌리 깊은 사회적 인식이 작용하는 탓이다.
네프 박사는 “우리 문화는 스스로를 닦달하고 규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고정관념에 젖어 있다”고 말했다.
학교 수업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거나 정크푸드를 즐겨 먹는 자녀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대부분의 부모는 과외를 시키거나 아이가 좋아할 만한 건강식을 찾는데 주력할 것이다. 아이들에게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비슷한 상황에 처한 성인들, 예를 들어 직장에서 뒤처지거나 과식으로 체중이 불어난 성인들은 십중팔구 끝없이 이어지는 자책의 물레방아를 돌린다. 이렇게 되면 변화를 추구하는데 필요한 동기부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네프 박사는 “아이가 한꺼번에 너무 많은 아이스크림을 먹지 않도록 막는 것은 그들의 건강을 염려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만약 자신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다면 건강에 해가 되는 일보다는 도움이 되는 일을 하려들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자기비난이 아니라 자기 관심, 즉 셀프-컴패션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뜻이다.
네프 박사는 26개 문항으로 구성된 셀프-컴패션 측정법도 개발했다. 26개 문항은 사람들이 얼마나 자주 자신에게 너그러운 태도를 취하는지, 인생에는 오르막과 함께 내리막도 있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지를 집중적으로 묻는다.
예를 들어 “나는 내 스스로의 결점과 부족함을 못마땅해 하고, 늘 평가하려 든다”는 문항에 “그렇다”고 답한 사람의 셀프-컴패션 점수는 대체로 낮게 나온다. 반면 “어떤 부분에서 내가 부족하다고 느낄 때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그렇게 생각한다’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사람이라면 필경 높은 점수가 나올 것이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심리치료 전문가인 진 페인은 모든 다이어트와 체중감량 플랜에서 빠진 필수 구성요소가 바로 셀프-컴패션이라며 “대부분의 플랜이 자기 규율을 중심으로 짜여 있기 때문에 변화에 대한 동기부여를 제공하지 못하고 따라서 성공률이 낮아진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길들여진 버릇과 인식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며 “자기 사랑의 습관을 들이려면 의식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특약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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