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리케인 샌디’덮친 뉴욕 병원들 보조발전기 무용지물
▶ “대규모 재난발생 계획 재점검해야”
지난 주 케네스 데이비스가 “생명을 위협하는” 엄청난 파도와 태풍이 뉴욕시를 향해 오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머리 속에 떠오른 생각은 한 가지였다 : “수퍼태풍 샌디에 대비한 계획을 응급모드로 발동시켜야 한다”
어퍼 이스트사이드에 위치한 그의 병원은 저지대로 부터 70여 블록 떨어진 곳에 있다. 그러니 해안가 가까이에 있는 병원에서 구조 요청이 올 것이다. 문을 열고 그들을 받아들일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카트리나 때와는 달랐다”고 뉴욕시 마운트 사이나이 메디컬센터의 회장인 데이스는 말했다. “뉴올리언스와는 달리 여긴 대피할 수 있는 다른 병원들이 있으니까요”
마운트 사이나이는 두 곳의 병원으로부터 100여명의 환자들을 받아들였다. 물에 잠기면서 그 병원들의 보조 발전기들이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것이다.
데이비스 회장은 마운트 사이나이 병원의 수용을 최대한으로 확대하여 두 곳 병원의 환자들만이 아니라 의사와 간호사들을 위한 공간과 시설을 제공했다. 긴급하지 않은 수술들은 전 부 연기시키고 대피 온 병원 의료진들을 위한 수백개의 간이침대도 마련했다.
운도 좋았다. 그의 병원은 전기가 나가지도 않았고 물에 잠긴 곳도 없었다.
“우린 이번 재난에선 다행히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문제들을 무난히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닥친다면 어떻게 해야 할 지는 자신이 없습니다”라고 데이비스 회장은 말한다.
2005년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와는 달리 이번 뉴욕에선 의료시설 대피 중 인명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데이비스와 다른 많은 사람들의 인명구조 노력에도 불구하고 재난대비계획 전문가들은 10월29일 샌디가 덮친 후 3곳의 병원과 4곳의 너싱홈들이 중환자들을 대피시켜야 했던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에 대한 시당국의 대비플랜 허점을 비판했다.
“루이지애나에서 우리가 겪었던 것처럼 각 개인에게 직접 닥칠 때까지는 철저한 대비의 중요성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다”고 조디 디프리스트는 지적한다. 그는 루이지애나의 남부 매그놀리아 매니지먼트 운영 지역부회장으로 카트리나 이후 루이지애나 해안가에 위치한 여러 곳 너싱홈의 비상대비책 개발을 도운 바 있다.
“이번에 뉴욕과 뉴저지에 허리케인이 강타한 후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번처럼 강력한 태풍은 처음일 겁니다. 그러나 사전 경고가 있었지요. 아마도 이번에 값진 교훈을 얻었을 겁니다”라고 디프리스트 부회장은 말했다.
샌디가 임박해지자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10월28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저지대 주민들의 대피를 명령했다. 10월29일 태풍이 강타하기 전 두 곳의 병원도 대피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연방, 시, 주 관계자들과 협조하여 “우리가 대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29일 태풍이 강타한 후 추가로 3곳의 병원이 대피해야 했다. 그중 뉴욕대학 랭곤 메디컬센터와 벨레뷰 하스피탈은 환자들을 마운트 사이나이와 다른 병원들로 분산 이송시켰다. 저녁 7시부터 약 200명 환자의 대피를 시작한 랭곤 메디컬센터는 지하실에 물이 찼고 보조 발전기가 작동을 안 한다고 보고했다. 블룸버그시장은 그것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보조 발전기들이 사전 검점은 된 상태일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틀 후 벨레뷰 하스피탈도 완전히 병원을 닫고 700명 환자들의 대피를 시작했다.
태풍 강타 1주일 후인 지난 5일, 시당국은 피해가 극심한 지역에 이동의료반을 파견했다. 그리고 6일 오후 또 다른 태풍 ‘노리스터’가 피해지역에 다시 몰아칠 것으로 예보되자 블룸버그시장은 추가로 3곳의 너싱홈과 보조 발전기로 운영되던 1곳의 어덜트케어 센터에 대해 대피령을 내렸다.
“이번 같은 대규모 재난에 대한 준비플랜은 점점 복잡해지고 어려워지고 있다”고 뉴욕 컬럼비아 대학의 전국 재난대비센터 디렉터 어윈 레드레너는 말한다. “샌디의 전과 후, 그리고 샌디를 겪으면서 우리는 대규모 재난 대비책을 재고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그는 말했다.
레드레너는 대책 수립 관계자 중 아무도 이런 사태(보조 발전기 문제)가에 대해 예견하지 못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2003년 뉴욕시 정전사태 직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되었던 문제들이 이번에도 여전히 우리의 아킬레스건으로 드러났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싸고, 가장 좋은 발전기를 구입했다 해도 그 설치장소가 잘못되었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겁니다”
이번 샌디 피해로 뉴욕에선 약 1천여명의 환자들이 대피되었고 그 대피작전은 어려웠지만 체계적으로 잘 수행되었다고 뉴욕병원협회의 브라이언 콘웨이 대변인은 밝혔다.
재난 시 가장 취약한 곳은 해안가 도시들의 오래된 병원들이라고 델러웨어 대학의 재난연구센터 트리셔 워치텐돌프 소장은 지적한다. 특히 중환자실에 대한 재점검과 업그레이드가 시급하다는 것.
“우리는 기후변화 패턴과 해수면 상승, 그리고 해안가의 인구밀집지역에 대한 재난플랜을 재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곳의 시설과 장비들이 정말 오늘 우리가 직면할 재난에 대비하고 있는가를 점검해야 합니다”라고 그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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