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과 시카고에서 한 주 사이 잇달아 발생
어린 자녀를 가진 부모들에겐 상상하기조차 두려운 끔찍한 사건들이 뉴욕 한복판과 시카고 인근에서 닷새 간격으로 잇달아 발생했다. 보모들이 돌보던 아이들을 칼로 찔러 무참히 살해한 것. 지난 10월25일 오후 5시30분경에는 뉴욕 맨해튼의 고급 아파트에서 2세와 6세짜리 두 아이가 칼에 찔린 채 화장실 욕조 안에 피투성이로 쓰러져 있는 것을 외출에서 돌아온 엄마가 발견했다. 아이들을 찌른 보모는 자살을 기도했으나 살아났다. 닷새 후인 30일 시카고 교외지역 한 주택에선 5세짜리 여자아이를 베이비시팅 하던 40대 여성이 이 여자아이와 7세짜리 자신의 아들을 150여 차례나 칼로 찔러 죽인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일 일리노이 주 뒤파제 카운티 법원은 올리비아 드워라코우스키(5)와 저스틴 플라코우스카(7)를 살해한 혐의로 법정에 선 엘즈비에타 플라코우스카(40)에 대해 보석 없는 구금을 명령했다.
엘즈비에타가 베이비시팅하던 올리비아와 엘즈비에타의 아들 저스틴은 30일 올리비아 네 집 매스터베드룸에서 칼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되었다. 지난 주 뉴욕에서 어린 두 남매가 역시 보모에 의해 칼에 찔려 죽은 지 한 주가 채 지나지 않아서였다.
일리노이 주 검찰에 의하면 두 아이 모두 목이 베어진 채 저스틴은 무려 100여 차례, 올리비아는 50여 차례나 칼에 찔렸으며 두 마리의 개도 살해당했다.
엘즈비에타는 두 아이를 바닥에 무릎을 꿇리고 기도를 시작하라고 시켰으며 어린 아들 저스틴이 “엄마, 제발 하지 마세요, 엄마 사랑해요, 사랑해요”하고 애원했으나 “너는 오늘밤 천국에 갈 꺼야”라고 대답했다고 전한 로버트 벌린 검사는 “아마도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하고 끔찍한 범죄일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사건과 마찬가지로 시카고 사건도 아이들의 시체를 발견한 것은 집에 돌아온 엄마였다. 올리비아의 엄마 마르타 드워라코우스키(32)는 집의 문이 잠긴 채 열리지 않아 엘즈비에타 집으로 찾아갔다가 아무도 없자 경찰에 연락했다.
그 무렵 엘즈비에타는 피투성이가 된 채 장성한 아들의 집으로 가서 강도를 당했다고 둘러댔다. 곧 경찰이 찾아왔고 그녀의 진술은 횡설수설을 거듭했다. 자신이 밖에 나와 담배를 피우는 동안 강도가 침입했다고도 했고, 아이들이 사회의 악에 물드는 것보다는 죽는 것이 낫기 때문에 칼로 찔렀다고도 했다.
결국 그녀는 자주 집을 비우고 자신을 학대하는 트럭운전사 남편에 대한 “보복으로” 아들을 죽였으며 그 장면을 목격했기 때문에 올리비아도 죽였다고 자백했다.
폴란드 계 이민으로 12년 전 도미한 엘즈비에타는 2건의 1급 살인혐의로 기소되었는데 일리노이 주에는 사형제도가 없어 종신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주 목요일 오후 5시 30분경, 뉴욕 맨해튼 한 고급아파트의 주민들은 찢어지는듯한 여성의 비명을 듣고 너나없이 911을 돌렸다. 둘째딸의 수영강습을 마치고 귀가해, 화장실에서 큰 딸과 막내아들이 칼에 찔려 죽어있는 것을 발견한 엄마 마리나 크림(36)의 비명소리였다.
두 아이를 죽인 혐의를 받고 있는 사람은 아이들의 보모인 요셀린 오르테가(50). 마리나가 화장실에 들어서며 비명을 지르는 것을 본 오르테가는 자신의 목과 배를 칼로 찌르며 자살을 시도, 현재 병원에 입원중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버드 출신의 엘리트로 CNBC 방송의 중역인 아버지 케빈(37)과 파트타임 미술강사인 엄마 마리나, 그리고 1남2녀의 크림 일가는 누가 보아도 행복한 가족이었다. 엄마의 블로그에는 핑크 드레스를 입고 핫도그를 먹는 6살짜리 큰 딸 루시아, 전화를 거는 둘째 딸 네시(3), 베이컨 요리를 시도하는 두살짜리 리오 등 3남매의 하루하루가 ‘크림 아이들의 일상’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와 있다.
사건 발생 후 주목을 받은 것은 블로그에 올라온 지난 2월 이들 가족의 도미니카 휴가. ‘가족처럼’ 지내던 보모 오르테가의 고향을 방문하여 오르테가의 동생 집에 머물기도 했던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크림네 집에서 몇 마일 떨어진 할렘의 한 아파트에서 3명의 여자형제들과 살고 있던 오르테가는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이며 틴에이저 아들을 둔 부지런하고 별 특징 없는 여성이었다고 전하는 이웃들은 끔찍한 범행에 충격을 금치 못했다.
사건 발생 1주일이 지난 2일 현재 까지도 경찰에선 범행동기에 대해 아무런 발표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최근 오르테가가 금전문제로 힘들어했다는 소문들만 주변에서 흘러나왔을 뿐이다.
<뉴욕타임스·LA타임스-본보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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