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동부지역을 집어삼킨 초대형 허리케인 `샌디’가 뉴욕시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도심의 쥐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전체적인 숫자가 크게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뉴욕시 보건국은 맨해튼에 무려 수백만 마리의 쥐가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한다. 다만 도로 밑이나 지하철 터널, 해안가 주변 등에서 살기 때문에 뉴요커의 눈에 잘 띄지 않을 뿐이다.
보건국은 이번 허리케인으로 지하철을 비롯해 도심 곳곳이 침수되면서 많은 쥐가 익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건국의 샘 밀러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쥐는 수영 선수이긴 하지만 물에 잠긴 지하철 터널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익사한 쥐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어린 것들이 많이 죽었을 것이다. 따라서 전체적인 수는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달갑지 않은 사실도 있다.
그동안 지하에서 숨어 살던 쥐가 갑자기 밀려드는 물을 피해 지상으로 나오면서 앞으로 사람들의 눈에 더 많이 노출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밀러 대변인은 "힘이 센 쥐들은 홍수에도 거뜬히 살아 남았을 것"이라며 "얼마나 많은 쥐가 땅 위로 나왔는지는 좀 더 살펴봐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시 기능이 마비된 맨해튼의 길거리에 쓰레기 더미가 넘치게 되면 쥐 개체 수가 오히려 더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과학 학술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의 보라 지브코빅 편집장은 "쥐는 영토와 집단에 대한 애착이 큰 동물"이라며 "침수 지역이 정리되면 대부분이 다시 예전 서식지로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쥐로 인한 2차 피해 우려도 제기됐다.
비영리단체인 캐리생태연구소의 릭 오스펠드 박사는 지상으로 올라온 쥐들이 렙토스피라증과 같은 감염성 질환을 유발하거나 식중독을 일으키는 병원성 세균인 살모넬라균을 퍼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NYT는 맨해튼의 쥐는 노르웨이산으로 질병을 야기한다는 학계의 보고가 한 건도 없었다는게 쥐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라고 강조했다.
타임스는 지난달 29일 맨해튼 이스트강이 범람해 로어 맨해튼으로 밀려들 때 헤엄을 쳐서 도심으로 진입하는 쥐떼가 곳곳에서 목격됐다고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정규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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