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중?고등학교에서 한자(漢字)교육을 시킬 때다. 한 교사가 시험문제를 냈다. ‘오리무중’이라는 4자 성어를 한자로 쓰라는 문제를 출제 했던 것이다.
그가 기대한 정답은‘ 五里霧中’이었다. 채점을 해 나가던 교사는‘ 汚吏無中’이라고 쓴 답안지를 발견했다. 이 빤한 문제의 답도 모르다니…. 혼자 실소를 하며 틀린 답으로 처리했다. 그러다가 문득 한 생각이 떠올랐다고 했다. 汚吏無中이라.
썩은 관리에게는 중용이라는 것이 없다. 이런 뜻으로 그 학생은 답을 쓴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상당히 고심을 했다고 한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은 관리의 부패가 일상화 됐다고 할까, 그게 당시의 세태였기 때문이었다. 하다못해 동 사무소에 가서 사소한 서류 한 장을 발급받는 데도 담배 값을 쥐어주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스위스 변수’ (Swiss Factor)란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도둑정치(kleptocray)를 전문으로 하는 한 연구가가 만든 신조어다.
부정부패가 만연한다. 막대한 돈이 부패의 터널을 통해 흘러 다닌다. 그 눈먼 돈을 어디에 숨겨야 가장 안전한가. 해외다. 해외에서도 가장 안전한 곳은 스위스의 은행이다.
부정부패가 만연하면서 엄청난 자금이 해외로 유출된다.
그 유출 액이 커질 때 그 나라 경제는 위태로워진다. 결국 망하게 되는 것이다. 한 나라의 부패상황이 어느 지경에 이르렀는가를 가늠해 주는 것이 바로‘ 스위스 변수’라는 것이 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그 한 전형적인 케이스가 수하르토 체제의 인도네시아였다. 한 마디로 썩을 대로 썩었다. 관리들은 저마다 사복 채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 가운데 뭉텅이 돈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90년대 말 어느 날 밖으로 유출된 자금은 전체 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GDP)의 23%에 이르렀다. 이와 함께 수하르토 체제는 붕괴됐다.
‘2000년부터 2011년까지 중국에서 3조7,900달러의 돈이 해외로 불법 유출됐다’ -. 글로벌 파이낸셜 인테그리티(GFI)의 보고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그 수치를 좀 더 낮게 잡고 있다. 지난 9월말로 끝난 지난 회계연도 동안 중국을 빠져나간 불법자금은 2,250억 달러 정도로 본 것이다. 이 보고서들은 종합하면 중국에서 해마다 3,000억 달러 정도의 돈이 해외로 빠져나가
고 있는 것이다.
그 액수가 최근 들어 더 커지고 있다. 중국의 불법 해외 유출액은 지난 두 해에만 1조500억 달러에 이른다는 게 GFI의 추산이다. 미 재무부도 경고를 하고 있다. 2010년 여름부터 중국으로부터의 해외유출 액은 급격히 늘고 있다는 보고와 함께.
무엇을 말하나. 중국에서 스위스 변수가 날로 커지고 있다는 것으로, 중국이야말로 오리무중(汚吏無中)의 나라가 아닐까 하는 것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