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자해공갈·밤 고성방가 시비 등
민생 관련 사안엔 출동 지연 다반사
LAPD 인력감축에 타운 범죄증가 불똥
한인 여성 강모(24)씨는 얼마 전 LA 한인타운 지역 웨스턴과 옥스포드 코너 인근에서 사고를 가장해 합의조로 현금을 뜯는 속칭 ‘자전거 자해 공갈단’을 만났다. 위협을 느낀 강씨는 시시비비를 가리자며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공갈단이 사라질 때까지 30분이 되도록 오지 않았다.
한인타운 웨스턴과 3가 코너 인근에 거주하는 60대 한인 이모씨는 밤마다 들려오는 취객들의 시비 소리와 고성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어느 날 정도가 심하다 느낀 이씨는 참다못해 이를 경찰에 신고했고, 신고를 받은 경찰은 곧 출동하겠다고 말했지만 40분이 넘도록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012년 들어 한인타운을 비롯한 LA 시내 곳곳의 강력범죄가 증가세로 돌아선 가운데 LA경찰국(LAPD)의 늑장 및 지연 출동이 점점 더 빈발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살인이나 총격 등 초강력 사건을 제외하고 위의 경우들처럼 일반 민생범죄나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해 주기 위한 치안활동은 뒷전으로 밀린 듯한 느낌을 받는다는 한인들이 많아진 것이다.
이처럼 사건현장에 대한 LAPD의 대응이 점점 늦어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만성적인 예산난으로 사실상 인력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0년, LA 시의회의 재정위원회(BFC)는 LA시의 재정적자 타개를 이유로 8,700만달러에 달하는 경찰·소방 예산 감축을 승인했다. 이어 2011년, LA시의회는 대규모 경찰 예산삭감을 담은 새 회계연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이후 경관들에 대한 오버타임 지급이 일괄 정지됐으며 수개월 간 신규 경관 선발이 중단됐고 인력난에 업무 부담까지 늘면서 이로 인해 일선 경관들의 사기가 극도로 저하됐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심야시간까지 한인타운에서 사건 현장을 수사하던 한 사전트급 경관은 “이렇게 새벽까지 일하고도 집에 가면 옷만 갈아입다시피 하고 다시 나와야 한다”며 “오버타임 지급 정지 이후 늦은 시간 현장수사를 책임지는 경관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경관은 또 “교통티켓이나 형사사건의 경우 담당경찰도 반드시 법원에 출두해야 하는데, 잦은 심야 근무에 법원 출두까지 겹치니 부담이 크다”고 털어놨다.
여기에 지난 25일 찰리 벡 LAPD 국장은 “LA 시의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160명의 직원을 해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해고 대상은 경관들이 아닌 일선 행정직원들이지만, 행정직원들이 떠난 자리를 경관들이 메워야 함에 따라 벌써부터 치안인력 축소가 우려되고 있다.
현재 한인타운의 범죄증가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강도와 차량절도를 제외한 전 부문의 강력범죄가 지난해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에, 2012년 현재 한인타운에서 발생한 강력범죄는 3,362건으로, 지난해보다 10% 증가한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LAPD 경찰노조는 벡 국장의 발표를 포함한 LAPD 예산 삭감에 대해 “경관 100명이 행정업무를 위해 내근으로 투입될 경우, 이는 LA시에 투입할 수 있는 순찰차량 30대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 한다”며 일반 행정직 감원이 LA시의 치안 공백을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밝혔다.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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