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들에“열심히 뛰어야 한다”경고
백인 이탈표 가속화에 위기감 표시
클린턴 대동 초경합주 유세 나서기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해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자칫 질 수도 있다는 경고를 보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시카고 하이드 팍가에 자리 잡은 캠프 사무실을 찾아 수십 명의 참모와 자원봉사자들에게 “이번 선거는 그야말로 접전이다. 그래서 앞으로 남은 12일 동안 그야말로 열심히 뛰어야 한다. 우리 지지자들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는다면 이번 선거에서 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그는 곧바로 밝은 목소리로 “좋게 말한다면 우리 지지자들이 나오면 우리는 확실하게 이 선거를 이길 것”이라고 장담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조기투표를 하고 난 직후 사무실을 찾았다.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에서 지지자들의 분발을 촉구하는 의미가 담긴 ‘경고’로 풀이된다. 하지만 그만큼 이번 대선의 양상이 피를 말리는 대접전임을 말해 주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일종의 위기감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인지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1일 영화 전문지인 롤링스톤스와의 인터뷰에서 경쟁자인 미트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를 속된 표현으로 비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구사한 ‘거짓말쟁이’(bullshitter)라는 단어는 주류 언론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속어에 해당된다.
이 내용이 25일 알려지자 롬니 진영에서는 ‘흔들리는 오바마’를 말해 주는 증거라고 비난했다.
오바마의 위기감은 선거 막판이 되면서 주로 백인들의 지지층이 이탈하는 현상이 가속화하는 데서도 느껴진다.
25일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이 ‘오바마 지지’를 선언하자 공화당 지지자 사이에서 “같은 흑인이기 때문에…”라는 반응이 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오바마를 향해 막말을 서슴지 않았던 존 수누누는 ‘인종발언’의 전면에 나섰다. 뉴햄프셔 주지사와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 시절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그는 지난 7월에는 오바마 대통령을 빗대어 “멍청하다”(dumb)거나 “어리석다”(stupid)는 표현을 하는가 하면 “대통령이 미국인이 되는 법을 알았으면 한다”고 조롱해 물의를 일으킨 인물이다.
하지만 백인들의 오바마 지지는 지난 3일 1차 TV 토론회 이후 현저히 낮아지고 있다. 1988년 이후 가장 극심한 인종대결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4년 전 대선에서 백인인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에 비해 7%포인트 뒤진 백인들의 지지를 받은 오바마 대통령이지만 최근에는 지지율이 37%에 머물고 있다. 백인들의 롬니 후보 지지율은 60%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다시 꺼내든 카드는 역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다. 1990년대 장기호황을 이끈 인물로 여전히 미국민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오바마 구하기’에 나선 것이다.
오바마 캠프는 대선 마지막 주인 오는 29일부터 클린턴 전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의 유세현장에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나설 곳은 초박빙 3대 경합주인 플로리다, 오하이오, 버지니아주다.
오바마 대통령이 클린턴 전 대통령과 직접 유세현장에 나서는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상황이 간단치 않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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