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 정책 공방전…"토론성적 판세영향 제한적" 분석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가 22일(현지시간) ‘마지막 토론회’에서 맞붙었다.
대선일(11월6일)까지 꼭 보름 남은 시점에서 대표적인 경합주인 플로리다주 보카레이튼 린대학에서 오후 9시부터 90분간 열린 이날 토론에서는 CBS 방송의 베테랑 앵커 밥 시퍼 기자의 사회로 외교안보 현안을 주로 다뤘다. 하지만 중간 중간 재정적자 감축이나 감세 정책 등 경제현안들이 수시로 등장했다.
특히 두 후보는 이날 최종 토론전을 자신들의 장점을 알릴 ‘마지막 기회’로 활용했다.
두 후보는 승패를 알 수 없을 정도의 초접전 판세를 감안한 듯 토론회 초반부터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상대방의 발언이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중간에 말을 끊는 일도 자주 일어났다.
리비아 주재 미국 영사관 피습 사태와 시리아 문제, 핵개발을 추진하는 이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안전보장 등 중동문제와 ‘부상하는 중국’에 대한 대책 등이 핵심 주제로 다뤄졌다. 반면, 북한 문제는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롬니 후보는 ‘강한 미국’을 주장하며 오바마의 외교정책이 강한 미국을 버리고 ‘사과부터 하는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또 전통적인 맹방인 이스라엘을 홀대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4년간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고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사실상 매듭지은 오바마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실적을 과시했다.
그는 아울러 ‘러시아가 적’이라는 등 롬니가 과거에 했던 발언들을 나열한 뒤 "매번 외교현안이 부각될 때마다 의견을 내놓았지만 모두 틀렸다"고 공격했다. 실제 외교를 다뤄본 경험이 없는 롬니 후보의 약점을 들춘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지도력’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와 함께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과거 공화당이 주도한 일방주의 외교에 대한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그는 "과거 이라크와 아프간에 국력을 소모하느라 미국의 경제 재건에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핵개발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란이나 민간인과 반대세력을 학살하는 시리아 사태 등을 놓고도 두 후보는 신경전을 펼쳤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이 재임하는 한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미국 내에서 확산하는 ‘중국 견제’ 역시 쟁점이었다.
롬니 후보는 자신이 취임하면 즉각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토론 말미에 자신의 강점을 부각시키며 지지를 호소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4년간 미국은 진전을 이뤘다. 미국 재건을 위해 나를 선택해달라"고 말했고, 롬니 후보는 "미국에는 두 개의 다른 길이 놓여 있다. 나는 진정한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토론 직후 실시된 주요 언론들의 평가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CNN이 ORC인터내셔널과 공동으로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8%는 오바마 대통령을, 40%는 밋 롬니 공화당 후보를 각각 `승자’로 지목했다.
CBS방송의 긴급 여론조사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이 이겼다는 응답이 전체의 53%로, 롬니 후보의 승리라고 판단한 응답자 23%를 압도했다.
3차 토론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우세하긴 했지만 막판 대선 판세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다만 롬니 후보가 이번 외교분야 토론회에서 미국을 이끌 대통령 자질을 부각시키는데 효율적으로 임하지 못한 것이 상당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선거를 보름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 두 사람은 동률 혹은 오차범위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의 향방을 가를 막판 최대 변수로 경합주(스윙 스테이트)의 표심을 들고 있다.
세차례 토론이 마무리됨에 따라 이제 남은 일정은 일반 유권자의 투표와 이들이 선출한 선거인단의 투표, 의회의 확정 절차 등이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우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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