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터·A-로드·리베라 등 노쇠·총체적 부진… 깊어가는 고민
올 시즌 AL 최다승을 올리고도 32년만에 플레이오프 시리즈 싹쓸이패를 당한 양키스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제국’이 이처럼 무기력하게 무너지다니.
18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4연승으로 싱겁게 막을 내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로 인해 뉴욕 양키스가 치러야 할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경기야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는 것이고 양키스라고 해서 매번 이긴다는 법은 없지만 그래도 이번 시리즈 참패는 어쩌면 구단 역사상 최악이었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치욕적이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경기에서만 진 것이 아니었다. 팀의 간판스타인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너무도 부진해 포스트시즌 9게임중 3게임에선 아예 뛰지도 못했고 또 다른 3게임에선 핀치히터로 나서는 신세로 전락했다. 그럼에도 불구, 그는 플레이오프 경기 도중 미녀 팬에게 ‘작업’을 걸려고 시도하다 걸려 망신살만 겹겹으로 뻗쳤다. 양키스의 상징인 캡틴 데릭 지터는 발목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고 슬러거 로빈슨 카노는 포스트시즌 타율이 1할 밑으로 떨어지는 수모를 당했다.
양키스 주전 선수 가운데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타율이 2할도 넘지 못한 선수가 6명이고 이중 3명은 1할 이하였다. 이러니 ‘무적의 양키스’가 4연패로 날라간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작고한 전 구단주 조지 스타인브레너가 살아 있었다면 구단 전체에 피바람이 몰아치는 것은 물론이고 아마도 지금쯤 팬들에게 공개사과를 했을 것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스타인브레너는 지난 1981년 LA 다저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 2승 뒤 4연패로 패한 뒤 팬들에게 공개사과를 한 바 있다. 그는 또 당시 팀의 주포였던 데이브 윈필드가 포스트시즌에 부진하자 그를 ‘미스터 메이(May-5월)’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물론 ‘미스터 악토버(10월)에 대비되는 표현으로 5월에만 잘했다는 빈정거림이었다. 그가 살아있었다면 이번에 로드리게스를 비롯한 양키스 선수들을 뭐라고 불렀을지 궁금하다.
사실 양키스의 로스터를 보면 포지션마다 리그를 대표하는 올스타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이들은 전성기를 넘긴 베테랑들이 대부분이다. 숏스탑 지터는 38세로 이미 은퇴에 대한 은근한 압박을 받기 시작했고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큰 수모를 당한 로드리게스도 37세다. 스프링캠프때 무릎을 다쳐 전 시즌을 뛰지 못한 클로저 마리아노 리베라는 내년에 43세고 올 시즌 팀내 이닝과 선발등판 수 1위인 우완투수 히로키 구로다가 38세, 좌완투수 앤디 페팃은 40세이다. 이번 포스트시즌 양키스 선수 중 최고의 스타였던 외야수 라울 이바녜스 역시 40세로 불혹의 나이를 맞았고 시즌 중반 트레이드로 합류한 이치로 스즈키도 내년에 39세다. ‘시니어 올스타팀’이라는 말이 나올 지경이다.
사실 지터와 리베라의 부상이나 팀의 총체적 부진도 깊이 따지고 보면 나이와 무관할 수 없다. 좌완투수 페팃은 “우리가 늙어가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변이 없는 한 내년에도 양키스 유니폼을 입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의 클러치 상황에서 이들 베테랑들이 경기력은 이미 심각한 의문부호가 붙은 상황이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양키스가 기록한 팀 타율 .188은 최소한 7게임 이상을 치른 팀으론 역대 최저기록이었다. 양키스의 고민은 그리 쉽게 풀릴 문제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김동우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