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평화상이 27개 회원국을 둔 유럽연합(EU)에 돌아가자 일각에서는 재정위기에 허덕이면서 사회불안이 커지고 있는 EU의 선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노벨상은 세계인의 시선이 집중된 최고 권위의 상인 만큼 선정을 둘러싸고 이런저런 논란과 사후 마찰도 종종 있어왔다.
특히 평화상의 경우 설립자 알프레드 노벨의 유지를 벗어나 정치화했다는 비판이 일어 올 초 노벨위원회가 당국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대표적인 논란 사례들을 모아 소개해 본다.
◇ 중국 소설가 모옌 =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다. 장이머우 감독의 영화 ‘붉은 수수밭’의 원작자로 중국 국적의 첫 노벨문학상 수상자여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중국이 작가들을 엄격히 검열하는 국가라는 점, 모옌은 그런 정부에 대체로 협조한 ‘어용 작가’라는 비판을 받았다는 점에서 논란이 됐다.
그의 수상 소식에 중국의 자유 지식인 계층에서는 "권력의 편에 선 꼭두각시가 상을 받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 중국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 =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그는 수상 당시 감옥에 있었다. 중국 정부는 류샤오보의 수상으로 중국과 노르웨이의 관계가 틀어질 수 있다며 베이징 주재 노르웨이 대사를 불러 항의하는 등 초강경 대응했다.
이에 서방 각국은 중국에 류샤오보의 석방을 강력히 촉구하며 맞섰지만 그는 아직도 수감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 200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다자외교, 핵무기 감축 노력 등이 주된 수상 이유였지만 수상 당시 대통령에 취임한 지 불과 9개월 밖에 안 돼 자격 논란이 일었다.
그가 제시한 외교 비전 등이 구체적 성과로 드러나기엔 너무 이른 시점이었기 때문에 ‘업적’보다 ‘격려’에 방점을 둔 상이 아니냐는 비아냥이 나왔다.
◇ IAEA 등도 논란거리 = 2005년 평화상을 받은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핵무기 확산을 막은 공로가 인정됐지만 반핵단체 등으로부터 "민수용 핵발전소 건설을 촉진하면서 원자폭탄 제조의 빌미를 제공한 단체"라는 비판을 받았다.
1912년 평화상 수상자인 엘리후 루트 전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의 필리핀 점령정책을 입안한 인물이어서 논란이 됐다. 필리핀 점령 당시(1899~1902년) 필리핀인 120만명 가량이 피살됐다는 주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1973년 평화상을 받은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국제외교 무대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했지만 그의 수상 후 베트남전이 확산하는 최악의 결과를 낳아 노벨위원회 위원 2명이 사퇴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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