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토론서도 영향 미미…지지층 결집엔 기여 전망
미국 11·6 대통령 선거를 20여일 앞두고 11일(현지시간) 열린 부통령후보 텔레비전 토론 대결은 대선 후보 토론회만큼 전체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69)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폴 라이언(42) 연방 하원의원 간의 토론 성적이 임시 여론조사마다 엇갈리기 때문이다.
라이언이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처럼 완승했다면 롬니의 지지율 상승세가 당분간 더 유지되거나 좀 더 탄력받을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다.
반대로 바이든이 압승했다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난 3일 첫 토론 완패로 인한 지지율 하락세를 다소 주춤케 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CNN 방송의 `누가 토론을 잘했나’ 조사에선 응답자의 48%가 라이언을, 44%는 바이든을 꼽았지만 CBS와 CNBC 방송 조사에선 바이든이 라이언을 각각 50% 대 31%와 53% 대 43%로 눌러 누구도 일방적 승리를 주장하기가 쉽지 않게 됐다.오히려 토론 전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 라이언(40%)이 바이든(34%)보다 토론을 잘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에 바이든이 세 조사 중 2승1패를 한 것을 두고 민주당이 `승리’를 주장할지 모른다.
의회전문지 더힐은 바이든이 날카로운 질문과 능글맞은(smirking) 미소를 섞어가며 라이언을 전투적으로 거세게 몰아세워 사실상 토론회를 지배했다고 평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이 오바마의 첫 토론회 부진을 만회하려고 라이언과 정면으로 대결함으로써 외견상으론 토론장을 독차지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두 후보는 자신들의 토론 성적에 너무 민감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역대 부통령 후보 토론이 대선 레이스에 미친 영향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갤럽은 지난 1976~2008년 8차례 진행된 부통령 후보 토론회의 전후 정당 지지율을 분석한 결과 격차가 민주당 -3∼2%포인트, 공화당 -1∼3%포인트로 토론 성적이 유권자의 대선 후보 선택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풀이했다.
이는 유권자가 당연히 부통령 후보보다 대통령 후보에 더 집중하고 토론회 자체만으로는 유권자의 기존 견해를 바꾸기가 쉽지 않기 때문일 것으로 갤럽은 추정했다.
정·부통령 후보 토론회가 열리는 9월 말이나 10월 초는 이미 상당수 유권자가 선호 후보를 확정한 상태라는 것이다.
갤럽은 역대 선거를 보면 대통령 후보 토론회가 표심을 흔들 정도로 영향을 준 사례는 없었지만 올해 첫 대선 후보 토론은 비록 소폭이고 일시적일지라도 지지율이 롬니 쪽으로 움직인 것은 분명하다면서 바이든이나 라이언이 완승했다면 올해 부통령 후보 토론도 그런 예외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명한 선거분석가 네이트 실버는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대선 후보 첫 토론 후 오른 롬니 지지율(3~4%포인트)의 절반은 공화당 지지층의 열정이 움직였기 때문이라며 바이든의 토론 대결 임무는 민주당 지지자를 결집해 롬니 상승세를 둔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매일 전국 단위로 후보지지율을 추적하는 4대 여론조사기관에 따르면 ▲갤럽= 오바마 47%, 롬니 48% ▲라스무센= 오바마 48%, 롬니 47% ▲랜드코퍼레이션= 오바마 48.21%, 롬니 46.37% ▲입소스/로이터= 오바마 44%, 롬니47%로 두 후보가 2승2패를 기록했다. 10일에는 롬니가 2승1무1패였다.
(서울=연합뉴스) 권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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