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차 축소는 분명…판세 역전은 미지수
미국의 11·6 대통령 선거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밋 롬니 공화당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앞으로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수 성향의 여론조사기관은 그렇다손 쳐도 중립적인 조사기관에서조차 격차가 1%포인트(P) 미만으로 좁혀지거나 심지어 동률에 역전까지 나오자 롬니 상승세에 대한 분석들이 한창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전당대회 효과’로 지지율이 급등했다가 주춤했듯이 좀 시간이 흐르면 롬니의 `토론 완승 효과’에 의한 지지율 오름세도 비슷한 과정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우선 8일(현지시간) 공개된 주요 후보지지율부터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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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기관(기간, 오차범위 %P) 오바마 롬니(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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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리서치센터(10.4-7일, ±3.4) 45 49
라스무센(10.5-7일) 평균치 48 48
갤럽(10.4-6일, ±3) 평균치 47 47
폴리티코(10.1-4일, ±3.1) 49 48
리얼클리어폴리틱스(9.26-10.7일) 평균치 47.9 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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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는 올여름 내내 롬니와의 전국 평균 지지율 차를 2%포인트 정도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해오다 지난달 6일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을 위한 전당대회의 흥행 성공을 계기로 최대 5-6%포인트까지 벌렸다.
그러나 지난 3일 첫 TV토론 대결 완패 이후 그 격차는 약 2%포인트로 좁혀지더니 8일 공개된 일부 조사(표)에선 1%포인트 이내, 동률, 역전까지 허용했다.
보수적인 라스무센은 지난 100일간 추적조사를 한 결과 오바마와 롬니의 격차가 2%포인트 이내인 경우가 72회, 3%포인트 이낸 경우가 82회 있었다며 두 후보가 오차범위(±3%포인트) 안에서 말 그대로 초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중립적 선거분석 온라인매체 ‘파이브서티에이트’(fivethirtyeight·선거인단 538명 의미)에 따르면 첫 토론 대결 이후 갤럽·라스무센 등 4대 전국 단위 여론조사기관의 롬니 지지율 상승폭을 비교한 결과 오바마는 평균 1.7%포인트 떨어진 반면 롬니는 2%포인트 순증했다.
이 분석에는 첫 토론 전 응답자도 일부(25%)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토론 후 응답자만 놓고 따지면 롬니가 3%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3%포인트는 과거 대선 토론회에서 승리한 후보들의 평균 상승폭과 거의 일치한다.
이는 롬니의 3%포인트 상승으로 오바마의 리드폭이 1-2%포인트에 불과하고 롬니가 나머지 2, 3차 토론 결과에 따라선 격차를 더 줄일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저명한 선거분석가 네이트 실버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모든 여론조사가 똑같은 방법으로 시행되지 않아 논란의 소지가 있지만 역사적 대선 결과와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 등으로 볼 때 앞으로 여론조사 결과는 전대 이전 지지율, 즉 오바마가 2%포인트가량 앞서는 선에서 귀착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롬니 지지율이 (전대 직후) 오바마처럼 급등하지 못한 것은 지난 5일 노동부가 9월 실업률(7.8%)이 44개월 만에 8% 밑으로 떨어졌다고 발표하면서 제동이 걸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갤럽의 1주일(10.1-7일) 지지율 평균치는 오바마 50%, 롬니 45%로 전날 평균치와 비교하면 오바마는 1%포인트 오르고, 롬니는 1%포인트 빠졌다.
실버는 올해 들어 9월까지 매달 평균 14만6천개의 일자리가 늘어났는데 이는 1956년 이후 대선이 치러진 해의 월간 일자리 증가 평균치 13만5천개보다 많은 것임을 상기시켰다.
백분율로는 일자리가 작년 12월 이래 1%포인트밖에 증가하지 않아 대선이 있는 해의 평균치 1.4%포인트를 밑돌았다.
실버는 고용 개선 상황이 올해와 비슷한 경우가 1956년 이래 4차례 있었는데 1956년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압승, 1960년(존 F 케네디-리처드 닉슨)과 2000년(조지 W 부시-앨 고어)엔 사실상 무승부, 2004년은 부시의 2.5%포인트 승리에 주목했다.
그는 일자리 증가율과 현직 대통령인 여당 후보의 재선 여부를 비교한 과거의 이런 추세가 맞는다면 2004년 부시가 존 케리 민주당 후보를 이긴 것과 비슷하게 오바마가 롬니를 2.1%포인트 차로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버는 경제(사정)가 오바마 편에 있어 오바마가 유리하다고 결론 내리긴 어렵지만 만일 오바마가 향후 지지율에서 5-6%포인트를 앞선다면 롬니가 경제 여건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76년 이후 10번의 선거에서 8번은 지지율이 첫 토론 대결 후 현직 대통령보다 도전자가 2-3%포인트 더 올라갔고, 투표 의향이 강한 유권자 사이에서 오바마의 업무 수행 찬성도가 낮아 롬니 지지층의 투표율이 높으면 롬니에게도 승산이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중립적 정치분석가인 찰리 쿡은 정치주간지 내셔널저널 기고문에서 가장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16개 가운데 오바마와 롬니 격차가 2%포인트 2번, 3%포인트 5번, 5%포인트 2번, 6%포인트 2번, 7%포인트 2번, 8%포인트 1번 등 오바마가 앞선 경우가 14번 있었다며 이는 오바마 리드폭이 3-6%포인트임을 말해준다면서 토론회가 판세 변화(역전)의 전환점이 될지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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