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중년층 미국인들 특히 많아
“갈수록 확산되는 오럴섹스와 연관”
중년층 미국인들 사이에 두경부암(head and neck cancers) 발병률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대 환자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추세가 지난 수십 년간 진행된 오럴섹스 확산 현상과 무관치 않다고 지적한다. 두경부암이 구강성교 행위를 통해 전염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에 의해 유발되기 때문이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HPV는 주로 여성의 질 안에 살면서 생식기 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구강성교 상대 6명 이상 땐
HPV에 감염확률 높아지고
후두암 등 위험 3~4배 상승
“목에 혹 만져지면 일단 의심”
위스콘신대 의과대학 공중보건학과 교수 겸 이비인후과 와과 전문의인 그레 하티그 박사는 “성행위, 그 중에서도 특히 오럴섹스와 HPV 감염 사이에는 상당히 강한 연관성이 존재한다”며 “구강성교 빈도가 잦을수록 HIP 감염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오마하 소재 네브래스카대 메디칼 센터의 경부종양 외과 수석과장 일리엄 리디아트 교수는 “청년층과 중년층에서의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두경부암 발병률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이는 흡연인구 감소의 영향”이라고 밝혔다. 술과 담배는 전통적으로 두경부암의 최대 위험요인이다.
두경부암은 후두, 구강, 구인두, 비강, 부비동, 비인두, 하인두, 타액선, 갑상선 등의 신체 부위에서 발생하는 종양의 총칭으로 목주위 림프절로 전이를 일으키는 것이 특징이다.
전체적인 두경부암 발생률이 떨어지는 것과 달리 편도암과 혀뿌리에 발생하는 설근암은 지난 수십 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편도암과 설근암은 거의 대부분 HPV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인다. 구강 감염이 어떤 경로를 통해 발생했는지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리디아트 교수는 현재 미국 내 모든 편도암의 60~70%가 HPV와 관련되어 있다고 전했다.
2007년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은 HPV 양성반응을 보인 젊은 두경부암 환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다수의 파트너들과 성교와 오럴섹스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섯 명 이상의 오럴섹스 상대를 두게 되면 설근암, 후두암과 편도암과 같은 중인두암에 걸릴 위험이 3~4배나 높아진다. 정상적인 섹스 상대가 26명 이상이면 위험은 세배로 늘어난다.
구강성교이건 정상적인 형태의 섹스이건 파트너의 수가 늘어날수록 HPV와 두경부암 사이의 연관성도 강해진다.
연구진은 또 1973년 이후 편도암과 설근암의 발병률이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고 밝히고 “청소년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진 구강성교 행위가 그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오럴섹스가 중인두암과 강력히 연관되어 있다고 결론지었으나 혀와 혀가 입안 깊숙한 곳에서 얽히는 프렌치 키스를 통해 전염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HPV 감염된 사람 모두가 중인두암이나 두경부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전체 감염 케이스 가운데 90%는 인체 면역시스템이 몸 안으로 침투한 바이러스를 2년 이내에 자연적으로 제거해 준다.
그러나 특정 형태의 HPV는 경부암으로 연결되거나 그보다 드문 종류인 중인두암을 일으킨다.
2010년 스웨덴의 연구는 최근 여러 국가에서 증가세를 보이는 구인두성 편평세포암은 HPV 감염에 의한 “더딘 속도의 돌림병”이라고 결론지었다.
피츠버그 메디칼 센터의 전염학부 강사인 아메시 A. 아다지아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HPV는 그 곳이 어디가 되었건 처음 인체로 들어온 자리에 그대로 머문다. 첫 진입지점이 여성의 질일 수도 있고 입이나 인후일 수도 있다. 질로 침투한 HPV는 자궁경부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두경부암이나 중인두암과 같은 질병의 발병률이 높아졌다는 사실은 요즘 세대가 그들의 조부모 세대에 비해 훨씬 왕성한 성생활을 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일까?
하티그 박사는 “사람들의 성적 관행이 시간을 두고 변했고 이로 인해 두경부암과 중인두암이 증가하고 있다는 게 세간의 중론”이라고 말했다.
그는 “왜 그들이 오럴섹스를 하는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요즘 세대가 아버지나 할아버지 세대에 비해 그 개념을 더욱 뚜렷하게 이해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오럴섹스가 주변적이고 변태적인 성행위의 범주에서 벗어나 점차 섹스의 본류에 합류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연방질병통제센터(CDC)는 2002년 연례 보고서에서 25세에서 44세 사이 남성의 90%, 여성의 88%가 “이성 파트너와 오럴섹스를 한 적이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1992년에 실시된 CDC 조사에서는 20~39세 남성 가운데 75%, 18~59세 여성의 70%가 오럴섹스 경험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펜실베니아 대학의 이비인후과 과장 버트 오말리 주니어 박사는 오럴섹스를 포함, 60년대와 70년대 초에 태어난 베이비부머들이 전 세대에 비해 더욱 자유분방한 성관계를 즐긴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라며 “문제는 이로 인해 HPV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 가지 위안거리라면 HPV와 관련된 두경부암은 비교적 진전된 상태에서 발견되지만 음주나 흡연이 직접적인 원인인 두경부암에 비해 치료가 훨씬 용이하다는 사실이다.
이와 관련, 텍사스 사우스웨스턴 의과대학의 안면성형 외과의 임상 부교수 D.J. 베렛 박사는 HPV 양성반응을 보인 비흡연 종양환자의 85%가 투병에 성공한 반면 음성반응을 보인 흡연환자의 경우 45~50%만이 생존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설근암과 편도암은 발생률이 비교적 낮은 종양에 속한다. 최근 HPV 감염을 막아줄 새로운 백신이 나왔다는 것도 오럴섹스를 즐기는 사람들에겐 희소식이다.
HPV 백신은 이미 감염된 사람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지만 아직까지 섹스상대의 인체 곳곳에 잠복한 이 바이러스의 침입을 받지 않은 사람에게 든든한 방어막을 제공한다.
한편 리디아트 박사는 “특히 젊은이들의 경우 두경부암을 일으키는 요인이 단지 술과 담배만이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며 “아직 20대, 혹은 30대의 나이라 할지라도 목에 혹이 만져지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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