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9월 실업률이 8.1%로 전 달과 같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미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4일 밝혔다.
이 수치는 축제 시즌의 고용 증가나 겨울철의 건설인력 해고 등 계절적 요인을 고려한 계절조정 실업률(adjusted unemployment)로,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이 발표하는 것과 거의 일치한다.
갤럽은 18세 이상 3만여명에게 전화 인터뷰해 한 달 평균 실업률(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1%포인트)을 산정하는 반면 BLS가 매달 초 발표하는 실업률은 16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점이 다르다.
갤럽은 계절적 요인을 반영하지 않은 계절미조정 9월 실업률(unadjusted unemployment) 7.9%에 BLS가 작년 9월 적용한 계절적 요인(0.2%포인트 상향조정)을 참작해 8.1%를 추산했다.
계절미조정 7.9%는 지난 9월17일 조사 때와 같았으나 8월보다는 0.2%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이 7.9%는 갤럽이 2010년 1월 실업률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작년 9월 실업률(8.6%)보다는 무려 0.7%포인트 급락했다.
갤럽은 "실업률이 지난 5월(8%) 이후 거의 변동이 없다"면서 실직 상태의 국민이 좀 안도하려면 더 큰 개선이 필요하지만 정체된 실업률이 가까운 시기에 개선되긴 어려울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정부 발표 9월 실업률이 8% 이상이면 44개월 연속 8%선에 머물게 된다.
BLS의 8월 실업률은 8.1%였다.
갤럽은 BLS가 5일 아침(현지시간) 발표하는 9월 실업률이 갤럽 수치와 똑같거나 차이가 0.1%포인트 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정보를 제공하는 팩트세트(FactSet)도 이코노미스트들이 지난달 일자리가 11만5천개밖에 늘어나지 않은 점을 들어 정부의 9월 실업률을 8.2%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9월 실업률 등락이 관심을 끄는 것은 실업률이 11·6 대통령 선거의 최대 변수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912년 이래 실업률이 8.0%를 넘은 현직 대통령이 재집권한 사례는 대공황을 극복한 프랭클린 루스벨트(1933~45년 3선 재임)밖에 없다.
1976년 제럴드 포드(실업률 7.8%)와 1980년 지미 카터(7.5%)는 실업률이 8% 미만이었는데도 재선에 실패했다. 1984년 로널드 레이건은 실업률 7.2%로 백악관 열쇠를 계속 쥐었다.
더욱이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3일 열린 첫번째 텔레비전 토론 대결에서 밋 롬니 공화당 후보에게 `완패’를 당한 상황에서 실업률까지 오르면 엎친 데 덮친 격이 된다.
실업률이 내려가면 오바마는 여론 지지율 우세를 유지하면서 오는 16일 2차 토론회에 더 신경을 쓸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2009년 1월 7.8%였던 실업률은 같은 해 10월 10.8%까지 치솟았다가 지금은 8%대를 유지하고 있어 개선됐다고 볼 수 있지만 여전히 2천300만명 이상이 실직 또는 시간제 근무 상태에 있다.
의회전문지 더힐은 첫 토론 대결 후 이틀도 안 돼 발표되는 정부의 9월 실업률에 오바마와 롬니 캠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기대 이하 수치는 오바마에게 악재가 되고 롬니에겐 호재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신용평가사 무디스 애널리스틱스의 마크 잔디와 같은 경제전문가는 고용 창출이 느리긴 하지만 올여름 내내 꾸준히 증가해 9월 실업률이 두 후보에 미칠 영향은 단기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매년 9월과 10월이 (핼러윈 등) 축제 쇼핑 시즌으로 고용이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설령 실업률이 크게 낮아지지 않아도 일자리 수가 늘면 대선을 한 달 앞둔 오바마로서는 경기가 호전되고 있다는 주장을 계속 펼 수가 있어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보도했다.
오바마는 일자리가 지난 3월 이후 8월까지 매달 평균 9만7천개씩 증가해온 것을 내세워 경기가 회복 단계에 들어섰다고 강조해왔다.
전미소매연맹(NRF)의 캐시 그래니스 대변인은 소매상들이 10월 축제 시즌에만 약 60만명을 고용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10월 실업률은 대선을 나흘 앞둔 오는 11월 2일(금요일) 발표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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