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화‘역전 발판 마련됐다’고무
▶ 민주, 남은 두차례 토론서 설욕다짐
3일 덴버대학에서 열린 첫 대선 토론회를 마친후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미트 롬니 대선 후보가 관객들이게 손을 흔들며 연단을 떠나고 있다.
미트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 측은 3일 저녁 첫 TV 토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판정승한 것으로 평가되자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한껏 고무됐다. 그동안 롬니에게 뜨뜻 미지근했던 보수 인사들도 칭찬 대열에 가세해 현재 분위기를 밀어붙이자고 독려하고 나섰다. 반면 오바마 재선 캠프는 마냥 밀리지는 않았다고 주장하면서도 ‘1차전 패배’를 어느 정도 인정하는 형국이다. 앞으로 두 차례 남은 토론에서 설욕하겠다고 벼르면서 지지자들의 단합을 호소하고 있다.
4일 주요 언론에 따르면 롬니는 이날 버지니아주 유세를 떠나기에 앞서 토론이 열렸던 콜로라도주에서 공화당 선거 활동가들에게 경합주인 콜로라도와 대선에서 반드시 이기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에게 완전히 다른 두 개의 비전을 보여줄 좋은 기회를 얻었다. 나는 그 비전을 보여주는 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오바마 비전은 ‘트리클-다운(trickle-down, 낙수) 정부’이고 그건 국민이 믿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롬니 후보는 전날 오바마 행정부가 과도한 규제로 일자리를 죽이는 ‘트리클-다운 정부’라고 맹비난했다.
롬니 측 에드 길레스피 선거 고문은 MSNBC 방송에서 “선거 운동에 역동적인 변화가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선거란 그런 것"이라며 국면 전환을 낙관했다.
2008년 대선 때 공화당 후보로 나섰다가 오바마에게 패했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4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오바마가 지난 4년간 언론이 떠받드는 워싱턴 정가의 ‘거품’ 속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토론에서 졌다고 말했다.
그는 CNN에 출연해서도 “오바마는 4년 동안 상대적으로 도전을 받지 않아 무디어졌지만 롬니는 힘든 경선을 잘 견뎌냈다"고 평가했다.
매케인은 그러나 오바마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되며 영리한 능변가여서 다음 토론 때는 더 강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경계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거론됐던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자신이 며칠 전 TV 토론을 계기로 대선 레이스가 역전될 것이라고 점쳤듯이 롬니 후보가 오바마 대통령을 ‘녹아웃’(KO)시켰다고 주장했다.
크리스티는 MSNBC 방송에서 롬니가 이길 것이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경선 때도 토론을 통해 ‘게임 체인지’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폭스뉴스 등 보수 매체를 거느린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도 ‘롬니 띄우기’에 가세했다.
머독은 “롬니가 토론에서 오바마를 꺾었으니 며칠 내로 모든 여론조사 지지도가 좁혀지고 대선 전환점(turning point)이 될 것"이라는 내용의 트윗을 날렸다.
반면 오바마 재선 캠프와 민주당은 첫 TV 토론을 계기로 이미 잡은 승기가 달아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2, 3차 토론 때는 더 강하게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TV 토론이 열렸던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어젯밤 토론회에 나왔던 롬니와는 다른 ‘진짜 롬니(real Romney)’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이 아는 롬니는 해외에 일자리를 팔아먹는 회사에 투자를 하는 사람인데 어젯밤 연단에 서 있던 사람은 이런 회사에 주는 세제 혜택을 들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고 비난했다.
조 바이든 부통령은 토론이 끝나고 “내가 본 것을 국민도 봤길 바란다. 두 후보는 근본적으로 다른 비전과 가치를 갖고 있다"며 남은 기간에 더 박차를 가하자고 지지자들을 고무했다.
또 오바마가 일자리를 해외로 퍼 나르는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을 중단하는 대신 국내에서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의 세금을 감면해줌으로써 중산층을 복원시킬 구체적이고 확실한 계획을 잘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진영 선거 전략가인 데이비드 액설로드 전 백악관 선임고문은 4일 NBC방송 인터뷰에서 롬니의 전날 토론 내용을 ‘협잡’(shell game)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문제는 롬니가 토론을 잘했느냐가 아니라 5조 달러 감세안이 자신의 정책이 아니라고 발뺌하는 등 부정직하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최대 패배자는 진행자 짐 레러”
‘미스터 공정’이미지와 달리 통제 실패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가 맞붙은 첫번째 대선토론회에서 최대 패배자는 두 후보가 아닌 진행자 짐 레러 PBS 방송 앵커로 지목됐다.
MSNBC, 폭스뉴스 등 진보ㆍ보수 성향을 막론하고 대다수 언론들은 4일 이른바 ‘TV토론의 달인’으로 불리는 레러를 일제히 비판했다.
무려 6차례 대선에서 총 11차례나 토론회 마이크를 잡은 레러는 실제로 이번 토론회에서 두 후보의 발언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으며, ‘미스터 공정’이라는 별명에 어울리지 않게 발언시간 배분에도 실패했다.
폭스뉴스의 유명앵커 크리스 월레스는 “레러는 내가 아주 존경하는 인물이지만 이번 토론회에서 통제력을 잃었다"면서 “단순히 대화를 진행하는 수준이었고, 때때로 오바마 대통령을 돕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MSNBC의 크리스 매튜스도 “레러는 공격적이지 못했다"면서 “진행자가 제대로 진행을 하지 못했다"고 힐난했다.
특히 허핑턴포스트의 하워드 파인먼 기자는 MSNBC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짐 레러는 진행자로서는 쓸모가 없었다"면서 "진행자가 후속 질문을 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죄(criminal negligence)’에 해당한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은 레러가 자신을 낮추면서 진행자의 역할에 충실했다고 `옹호’했다.
NBC 방송의 테드 코플 앵커는 "토론회에서 상대방에게 얘기하는 것은 후보들의 몫"이라면서 “우리는 대통령으로 짐 레러를 원하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의 에릭 웸플 기자도 “레러는 어쨌든 중재역할을 했다"면서 “대부분의 독설은 그가 시간배분을 하지 못했다는 것인데 이는 임의적이고 멍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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