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진 일을 해내느라 미친 듯이 바쁘게 하루하루를 살다가 갑자기 지금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 질 때가 있다. 퇴근시간이 보통 자정에 가깝던 첫 직장에서 일을 하다가 문득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하는 회의가 들었던 적이 있다.
내가 하는 일이 어떤 의미를 갖고,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 지가 궁금했던 것이다. 나의 하루하루가 결국은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끔찍했다. 지금도 내가 어떤 일을 맡게 될 때 그 일이 갖는 ‘의미’가 늘 선택의 잣대가 되곤 한다.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광저우 아시안 게임 금메달, 역도 선수권 대회 4회 연속 금메달 등, 매 국제대회마다 신기록을 세우며 “손만 대면 메달” 이라던 장미란 선수. 그는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 전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3연패의 부담을 안고 무대에 올라갔지만 끝내 메달을 걸지 못했다.
마지막 바벨을 놓치고 어쩌면 가장 허탈하고 화가 났을 순간, 장미란 선수는 조용히 무대에 앉아 기도를 하고 그 동안 함께 고생한 바벨에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 그가 무대에서 보여준 아름다운 마무리는 잔잔한 울림을 주었다.
어깨 부상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로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굳이 아팠었다고 변명하지 않고 그저 끝까지 최선을 다 했다고 담담하게 이야기 하는 모습에서 그 사람의 깊이가 짐작이 되었다.
장미란 선수가 최근에 출연한 프로그램을 하나 봤다. 본인도 처음 역도를 시작할 때“무식해 보이는 운동”이라 친구들에게 말하기도 부끄러웠다고 했다. 하지만 꿈도 목표도 없었던 중학생의 장미란 선수에게 역도는 뿌듯한 인생을 살게 해주었던 유일한 통로였다고 겸손하게 이야기 했다.
무엇보다 그는 인간적으로 너무나 괜찮은 사람이다. 선배의 입장에서 후배들을 따뜻하게 챙기고, 남의 일을 자신의 일처럼 세심하게 배려하며, 지혜롭고 훌륭한 인품으로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은퇴 계획에 대해 묻자, 역도를 하는 후배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떠나는 것이 좋은 선배의 모습일까 고민 중이라며, 자신이 지금 운동을 하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그 프로에 함께 출연했던 박태환 선수는 실제로 400M 예선전에서 실격을 당했을 때 장미란 선수의 위로가 큰 힘이 되었다고 했다.
내 주위에도 그 존재만으로 주위에 따뜻한 영향을 주는 친구가 있다. 이 친구는 어떤 상황에도 사람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이해하며 필요에 따라 적절한 답을 제시해 주곤 한다. 그 자신도 몇 차례 개인적인 아픔이 있었으나 잘 이겨냈고 지금은 다른 이들의 마음을 돌보는 존재가 되었다.
나도 조언을 구할 일이 있으면 그 친구에게 연락을 한다. 그러면 이제 한층 내공이 깊어진 친구는 간단히 몇 마디만 듣고도 사태를 파악한다. 특별히 의도한 것 같지는 않지만, 그녀는 사람의 말을 잘 경청하고, 아픔을 공감해주며,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별할 수 있게 도와준다. 자신은 그저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뿐이라며 겸손해 하는 그 친구의 주위는 당연히 늘 그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로 붐빈다.
굳이 나서지 않아도 자신이 서있는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 살고 있을 때, 그 존재감은 설득력은 얻는다. 영향력이란 결국 나를 이끌어주고 믿고 따를 만한 믿음이 느껴지게 하는 일종의 이끌림이다.
<지니 조 마케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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