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헤어지는 일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시대에 ‘가정의 가치’ 교과서 같은 부부가 있으니 바로 롬니 부부이다.
공화당 대선후보 미트 롬니(65)와 부인 앤(63)은 60대 초중반 나이에 결혼기간이 43년이나 된다. 사춘기의 첫사랑이 나이 스 물 전후에 결혼해 평생을 같이 산 케이스이다. 모르몬이라는 종 교적 배경을 고려한다 해도 대단한 천생연분임에 분명하다.
롬니 부부가 처음 만난 것은 초등학교 때였다고 한다. 컵 스카 웃이던 롬니가 어느 날 말을 타고 지나가던 예쁜 소녀에게 조약 돌을 던졌는데 그 소녀가 바로 앤 로이스 데이비스였다. 미시건, 블룸필드에서 자란 두 사람이 다시 만난 것은 고등학생 때. 당시 를 롬니는 이렇게 회상한다.
“앤 곁에서 한시도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항상 앤과 같이 있고 싶었고 앤을 떠나 어디 다른 데 있는 건 상상도 할 수 없 었다.”
결국 몇 달 후 그는 고교졸업 프롬에 앤을 초청하고는 비공식 청혼을 했다. 이후 롬니는 일편단심 ‘앤의 남자’가 되었다. 둘 사 이에 ‘위기’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롬니가 모르몬 선교사로 2년간 프랑스에 머물 때였다. 대학 생이 된 앤이 다른 남자를 만나면서 롬니에게 ‘헤어지자’는 편지를 보냈다. 속이 탄 롬니는 ‘제발 기다려 달라’는 편지를 수없이 쓰고 귀국하자마자 정식으로 청혼을 했다. 이듬해 결혼 할 당시 앤의 나이는 19살. 이후 아들 다섯을 낳으며 앤은 전 업주부로 살았다.
돈 걱정이 뭔지, 남편 속 썩이는 것이 뭔지 모르며 유복하게 산 그가 미국의 퍼스트레이디가 되기 위해 대중 앞에 섰다.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그에게 맡겨진 임무는 한마디로 ‘우리도 보통사람’이라는 연대감을 유권자들에게 심어 주는 것.
28일 연설을 통해 그는 밋밋하고 딱딱한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는 남편, 롬니의 인간적 면모를 보여주고 싶어했다. 아울러 “억만장자 부인이 서민들의 어려움을 알까” 싶은 뜨악한 시선을 감싸 안으려 했다. 평가는 유권자 각자가 내릴 일이다. 사실 그 가 처음 대중 앞에 섰을 때 거리감은 상당했다. 지난 1994년, 롬 니가 연방상원에 도전했을 때였다. 결국 롬니가 패한 그 선거에 서 앤의 물정 모르는 태도가 표를 깎아 먹었다는 분석이 없지 않았다.
당시 한 인터뷰에서 앤은 “결혼생활 중 한번도 심각하게 말 다툼을 해본 적이 없다” “대학생활 중 경제적으로 어려웠다”는 ‘순진한’ 말을 해서 웃음거리가 되었었다. 너무 상류층으로 살아 서 세상을 모른다는 비판이 쏟아졌었다.
이후 롬니가 매서추세츠 주지사가 되고, 지난 2008년 대선 경 선에 나서는 등 선거운동이 반복되면서 앤이 대중들과 많이 가 까워졌다는 평가이다. 아울러 다발성경화증으로 고생하고, 유방 암 수술을 받는 등 건강 상 어려움을 겪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고통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고도 한다.
다발성경화증으로 요리를 할 수 없게 되었을 때 “평생 시리 얼만 먹어도 괜찮다”며 위로하던 남편의 따뜻함을 앤은 잊을 수 가 없다. 자신이 아는 그런 자상한 롬니의 모습을 유권자들이 알 아주기를 앤은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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