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 중 제일 비싼 생선은 뭘까. 민어? 광어? 옥돔?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떤 생선도 참다랑어(bluefin tuna)를 능가하지는 못한다. 참치(마구로)의 일종으로 무게가 반 톤이나 나가는 이 생선은 스시 애호가들이 최고로 치며 ‘오오토로’라고 불리는 아래 뱃살 부분은 특히 사랑받는다.
이 때문에 이 생선은 그야말로 ‘헤엄치는 황금’이나 다름없다. 올 초 일본 최대 수산물 시장인 도쿄의 쯔끼지 마켓에서 593파운드짜리 한 마리가 73만6,000달러에 팔렸다. 고급 주택 한 채 가격으로 작년 42만1,000달러였던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것이다.
이처럼 참다랑어의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것은 스시가 서양인들의 애호 식품으로 변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남획으로 바다 속 참다랑어 숫자는 70년대에 비해 70% 감소했다. 대서양 참다랑어는 멸종 수준까지 떨어져 포획을 금지하자는 안이 상정됐으나 전 세계 참다랑어의 90%를 소비하는 일본의 반대로 무산됐다.
환경 보호론자와 스시 애호가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양식이지만 이 참다랑어라는 물고기가 워낙 활동 반경이 넓어 쉽지 않다. 태평양 참다랑어는 주로 필리핀 연안에서 알을 낳으며 여기서 어린 시절을 보내다 크면 멕시코 근처로 이동한다. 그러다 다시 알을 낳을 때가 되면 필리핀으로 간다.
현재는 바하 캘리포니아에 아이슬랜드 회사인 우마미가 양식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서 기르는 물고기가 60톤 정도라니까 그리 많지는 않다. 양식 참다랑어는 자연산보다 약간 기름이 많으나 보통 사람이 차이를 느낄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참다랑어 애호가들을 긴장시킬만한 뉴스가 최근 발표됐다. 남가주 연안에서 잡힌 참다랑어 몸에서 방사능 물질인 세슘이 정상치보다 10배가 더 나왔다는 것이다. 이 물고기는 작년 쓰나미로 후쿠시마 원전이 무너졌을 대 그 앞바다를 지나던 것이라 한다.
아직은 이것이 인체에 위험한 정도는 아니라 하지만 어째 방사능에 노출된 생선을 먹는다는 것이 좀 찜찜하기는 하다. 물론 모든 참다랑어가 후쿠시마 앞바다를 그 때 헤엄친 것은 아니겠지만 일본 식당에 가 이를 시켜 놓고 주인에게 이게 방사능에 감염된 생선인지 아닌지 물어볼 수도 없는 일이다.
전문가들은 가급적 큰 생선을 자주 먹지 말라고 한다. 납이나 수은, 중금속 등 인체 유해 물질이 바다로 흘러들어갈 경우 먹이 사슬을 통해 큰 생선으로 옮겨지는데 이것이 생선 몸 안에서 분해되지 않고 축적되기 때문에 덩치가 클수록 오염도가 심하다는 것이다. 참다랑어 어족 보호를 위해서나 본인 건강을 위해서나 당분간 오오토로 먹는 것을 자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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