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최고의 신주발행(IPO)’으로 추앙받던 페이스북이 1주일 만에‘사상 최악의 신주 발행’으로 지탄받고 있다. 지난 18일 나스닥에 상장된 페이스북은 처음부터 제대로 되는 것이 없었다. 우선 기술적 착오로 거래가 30분 지연되는 바람에 매매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거기다 발행 규모가 예정보다 크게 늘어나 시장이 이를 소화할 수 없었다. 매도 물량이 늘어난 것은 인사이더들이 ‘페이스북의 앞날이 지극히 밝다’는 장밋빛 전망만 믿고 달려든 개미들에게 비싼 값에 팔아 상장 첫날부터 떼돈을 벌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거래 첫날 주가가 폭등하기는커녕 시장에 처음 내놓은 가격인 38달러 밑으로 떨어질 조짐을 보이자 신주 발행사인 모건 스탠리 등이 시장에 개입해 간신히 38달러 선을 지켰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그 후 이틀간 20%나 폭락하며 시가총액 200억달러가 날아갔다.
이보다 심각한 것은 모건 스탠리가 이 주식을 일반 대중에 선전하면서 페이스북이 제공한 자료에 근거, 내부적으로 향후 수입을 대폭 내려잡은 보고서를 작성해 극소수 인사이더에게만 보여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메리 샤피로 연방 증권거래위원장은 이 의혹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으며 일부 투자가는 이미 모건 스탠리와 페이스북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연방 증권법은 당연히 신주 발행에 대한 정보를 일부에게만 제공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만약 이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모건 스탠리는 거액의 손해 배상금과 벌금을 무는 것은 물론 기업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인사이더들이 자기만의 정보로 일반 대중을 등쳐 먹어온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월가의 대표 헤지 펀드의 하나인 갤리온의 대표이자 억만장자인 라지 라자라트남은 작년 인사이더 정보를 이용해 주식 거래로 부당 이익을 챙겼다는 이유로 11년 징역형에 처해졌다.
인사이더 케이스로는 가장 무거운 형이다. 현재는 역시 월가를 주도하는 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의 이사였던 라자트 굽타가 그와 공모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어찌 보면 고급 정보로 개미들을 농락하는 것은 월가의 본질인지도 모른다. 일반 투자가들이야 기업과 관련해 신문에 나는 것 이상 정보를 얻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기업 중역들과 사교 클럽에서 수시로 만나는 증권 회사 관계자들과는 정보의 양이나 질에서 경쟁이 안 된다. 정보가 곧 돈인 증시에서 이들과 상대해 이긴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주식 거래로 돈을 벌고자 하는 사람이 이들과 대등한 위치에서 겨룰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뿐이다. 모든 주식을 골고루 사는 인덱스 펀드를 사는 것이다. 이 주식 저 주식 신경 쓸 필요도 없고 어디서 기업 관련 정보를 주워들으려 애쓸 필요도 없다. 거기다 장기적으로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을 넘어서는 펀드는 거의 없다. 개미들은 페이스북이든 뭐든 신주 발행 근처에는 가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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