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다보면 가끔은 아주 바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을 때가 있다. 그냥 착한 사람 말고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주위에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 말이다. 내가 그런 삶을 동경해서인지 그런 종류의 사람들에게 항상 강한 매력을 느낀다.
최근 한 프로그램에 나온 탤런트 차인표 씨가 그랬다. 그는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나누는 게 아니라, 내가 즐겁기 때문에 나누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기부를 많이 하는 배우로 알려져 있지만 그 방송을 통해 차인표가 나눴던 삶의 이야기들은 듣는 사람들의 마음에 울림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는 ‘나눔’이란 내가 지금 누군가 한명을 도우면 그 사람은 더 큰 열매를 맺어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자신은 나눔으로써 삶이 행복해졌다고 당당히 말했다. 이 방송 직후 차인표가 활동 중인 봉사 단체의 홈페이지는 후원하고 싶다는 문의로 다운될 정도였고, 열흘 만에 6,500여명이 결연 신청을 받았다고 한다.
의사이자 프로그래머이며 현재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맡고 있는 안철수 씨는 “젊은이들을 돕고 용기를 불어 넣어 주고 싶어” 지난 2년간 전국 대학들을 순회하며 ‘청춘콘서트’를 했다.
전국의 지방대 위주로 개최되었던 청춘콘서트는 횟수를 늘려도 매번 전 좌석 매진은 물론 복도와 바닥까지 메울 정도로 2,000-5,000명의 청중들이 몰려들었다. 이들 대다수가 촛불 집회 때도 꿈쩍하지 않던 20대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었다.
본인이 뛰어난 스펙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스펙만을 중요시하는 사회에 문제를 제기하며, 사회적 소외감 때문에 위로가 필요한 젊은이들에게 다가가 소통하기를 원했다.
그는 과거 안철수 연구소의 직원들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던 주식 전부를 무상으로 증자하며 “자기 회사처럼 애정을 가지고 일한 직원들에게 당연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윤 추구와 공익이 상반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몸소 보여준 좋은 예였다.
미국의 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한 한국계 미국인 권율 씨는 상금의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했다. 그는 방송 이후에도 소수계의 권익을 대변하는 일에 솔선수범 하고 있다.
한번은 그가 홍보하기로 되어있던 제품을 보내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그 쪽에서 계약을 파기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는 전화를 해서 “죄송하지만 한번 더 보내줄 수 있겠느냐”고 정중하게 물었고 문제는 원만히 해결되었다.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도 겸손하고, 자신의 이익과 상관없이 옳고 그름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을 하며,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설득시킬 수 있는 사람들은 주위에 선한 영향력을 끼친다.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싶어 하는 것은 우리 안에 내재된 일종의 본능이다. 어떻게 하면 이 본능적인 권력의지에 ‘선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을까. 나 역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내면에 존재하는 나름의 명예와 부를 향한 욕망을 부인하기는 힘들었다.
그렇다면 표현을 약간 바꿔보자. ‘비교적’ 혹은 ‘상당히’ 선한 영향력이라고 한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추구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까. 철저한 자기 부인과 희생, 그리고 끊임없는 자기 훈련이라는, 절대 쉽지 않은 행동의 뒷받침이 관건이지만 말이다.
오로지 개인적인 차원에서 부귀영화를 추구하는 것을 야망이라 한다면 공익의 차원에서 힘을 추구하는 것은 선한 영향력이라 부를 수 있겠다. 둘 다 사회적 관계에서의 ‘힘’을 말하지만 그 역할과 가치는 천양지차다. 본능에 따른 야망의 화신이 될 것인가, 아니면 선한 영향력의 바람이 될 것인가, 그것도 우리가 선택할 몫이다.
지니 조/ 마케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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