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학자들은 그 무리들을 소홀히 다루고 있다. 그들은 영웅호걸도 아니다. 극악무도한 악인도 아니지만.
그들의 사회적 지위는 아주 낮을 수도 있고 아주 높을 수도 있다. 문화적 수준으로 말하면 문맹일 가능성도 있지만 학자처럼 상당한 경지에 이른 이들도 적지 않다.
그들이 존재함으로써 극히 선명한 역사적 이미지가 희미해지고 어수선해지며 거칠게 된다. 또한 극히 간단한 역사적 사건들이 순식간에 혼돈 속에 빠져들어 애매하고 추악한 형태를 지니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가 하면 조화로운 인간관계가 곤혹스럽고 흉측하게 변하기도하며, 분명한 역사적 명제들이 암담하고 황당하며 문란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 그들은 애초에 무슨 일에 대해 책임을 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누구인가. 소인(小人)이다.”
중국의 문화사학자 여추우(余秋雨)가 쓴 ‘소인론’의 일부 내용이다. 장구한 중국역사를 빛낸 문화적 거장들의 삶을 추적했다. 그 영웅들의 삶은 대부분 비극으로 끝났다.
그러나 그들을 파멸로 이끈 주역들은 강력한 정적이 아니다. 하나 같이 소인들이다. 그 사실을 지적하면서 그는 이렇게 결론을 맺고 있다. ‘문제는 소인이다’라고.
어지럽다. 그러면서 실소(失笑)를 금할 수 없다. 한국판 워터게이트 스캔들이라도 터진 것 하던 것이 뭐가 뭔지 모르게 됐다. 한국의 선거정국을 말하는 거다.
이명박 정부가 2600여 건에 이르는 민간인사찰을 했다. 야권의 폭로다. 그러자 여당인 새누리당이 먼저 액션에 들어갔다. 차별화를 도모한다며 이명박 정부를 공격하고 나선 것이다.
그 폭로정국은 그러나 곧바로 반전의 상황을 맞았다. 청와대가 민주통합당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폭로한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사례 2,600 여건의 80% 이상이 지난 노무현 정부시절 이뤄졌다고 밝힌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민주당은 자신들의 민간인 사찰을 폭로한 셈이다. 난감한 상황에 몰리자 민주당은 말을 바꾸었다. 청와대가 불법 사찰에 물 타기를 했다는 것이다.
동시에 도입된 전략이 전래의 ‘지우개 전법’이다. 노무현 정부가 시작한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을 지우듯이 국정원 도청사실도 지우고 나선 것이다.
모양새가 우습게 되기는 새누리당도 마찬가지다. 야권의 공세에 지레 놀라 전후사정도 알아보지도 않고 정부 공격부터 해댔다. 피아구분도 못하고 허둥댔던 것이다. 그리고 뒤늦게 내세운 게 양비론이다. 현 정부와 노무현 정부를 모두 싸잡아 공격에 나선 것이다.
말싸움은 계속 되고 있다. ‘아니면 말고’식의 폭로전 양상이다. 몹시 혼돈스럽고, 황당하기까지 하다는 점에서 그 모양새는 소인배들의 싸움을 꼭 빼닮은 것 같다.
‘소인배가 국가의 지도자가 되면 재앙과 폐해가 반드시 온다’(小人之使爲國家, ?害?至) 대학(大學)에 있는 말이다. 오늘날 한국정치 현실을 보면 그다지 틀린 말이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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