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일생의 3분의1을 잠자면서 보낸다. 그런데 왜 우리는 잠을 자야 하는 것일까.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잠이기에 이 질문은 엉뚱하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놀랍게도 인간이 왜 잠을 필요로 하는지 아직까지도 정확한 이유를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다만 낮의 활동으로 소모된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서라든가 낮과 밤을 알게 해 주는 생체시계의 작용에 따른 것이라는 등 다양한 이론과 해석들이 있을 뿐이다.
문명이 발달하지 못했던 과거에는 어두워지면 잠자리에 드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 시기에 불면은‘희귀병’이었다. 그러나 문명이 발달하고 인간들의 활동시간이 길어지면서 점차 불면이 늘더니 이제는‘전염병’ 수준에 이르고 있다.
최근 연방질병통제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4분의1인 7,500만명이 충분한 잠을 자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3,000만명은 만성적인 불면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잠 한번 실컷 자보는 것이 소원인 사람들이다. 불면 인구의 급증을 가장 확실하게 뒷받침해 주는 지표는 수면제 시장의 규모이다. 제약업계는 오는 2015년까지 수면제 시장 규모가 연간 9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인들의 불면은 경제가 바닥으로 추락한 지난 몇 년 사이에 급격히 늘었다. 수면장애 클리닉을 찾는 사람들이 30% 이상 늘었다. 이러저런 스트레스와 걱정이 마음에 들어차면 잠들기가 힘들다. 잠 못 드는 미국인들의 고민을 들어보니 온갖 페이먼트와 의료보험 등 역시 먹고 사는 문제와 관련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걱정과 스트레스만이 불면의 주범은 아니다. 달라진 라이프스타일도 한몫 하고 있다. 밤늦게까지 켜져 있는 밝은 불빛과 잠자리에 들기 바로 직전까지 뇌를 각성시키는 각종 전자기기들은 곧바로 잠드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인간이 잠을 필요로 하는 정확한 이유는 아직 모르지만 잠이 부족할 경우 생기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과학적인 사실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수면 부족은 심혈관 질환과 당뇨병, 비만 등 많은 질병의 원인이 된다. 교통사고를 비롯한 수많은 안전사고를 일으키는 것은 물론이다. 또 직장에서의 생산성도 떨어뜨리는데 최근에 나온 하바드 의대 연구에 따르면 수면부족에 따른 연간 생산성 손실은 미국인 1명당 2,280달러로 총 630억달러에 달한다는 것이다.
잠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미국정부는 지난 1999년 국립수면장애연구소를 세우고 많은 연구와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질 좋은 수면이 곧 국가경쟁력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마침 3월은 ‘전국 수면 인식의 달’(National Sleep Awareness Month)이다. 이런 캠페인까지 벌이는 것은 그만큼 불면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불면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잠을 방해하는 나쁜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음을 잘 다스리는 일일 것이다. 수면장애 치료 전문가들은 이를 위한 다양한 테크닉들을 조언해 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먼저 없애야 할 것은“오늘 밤도 쉽게 잠들지 못할 것 같다”는 고민 그 자체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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