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로 예정된 제31대 LA한인회장 선거에서 4명의 예상 후보 이름들이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코리아타운에서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사는 김재권 현 LA한인회 이사장과 명원식 전 LA한인상공회의소 회장, 박요한 전 새LA한인회장과 배무한 LA한인축제재단 회장 등이다.
역대 LA한인회장 선거에서 기억되는 것은 온갖 치사한 형태의 선거전과 선거후 패배자들이 승복하지 않고 법정소송으로 끌고 간 악순환이 전부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인사회의 권익을 대변한다는 한인회는 선거만 치르면 법정소송이 벌어져 LA법원 담당 판사마저도 한인커뮤니티의 문제인 만큼 한인들 스스로 타협을 통해 해결하라고 판결할 정도로 망신스런 단체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미주 250만 한인을 대표하는 미주한인회총연합회(미주총련)가 지난 해 5월 실시됐던 24대 회장선거 부정사건 후유증으로 법정소송에 계류되어 재외동포재단에서 미주총련을 분규단체로 규정했다고 한다. 오는 6월 세계한인회장대회가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인데 그 대회의 공동의장인 미주총련이 3월 운영위원회에도 참석할 수 없게 됐다니 그 얼마나 창피하고 부끄러운 일인가. 미주 한인사회의 위상이 여지없이 추락하여 미주 지역에서는 물론 한국에서도 미주총련이 푸대접을 받는 신세가 됐다는 것은 부끄러운 소식이다.
과거 LA한인회가 어떠했건 이제부터라도 한인회가 제 위치를 찾고 본분을 다할 수 있도록 모두가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 한인사회는 우선 진정한 봉사자가 한인회장으로 나설 수 있도록 길을 터주고 앞에서 이끌고 뒤에서 밀어 주어야 한다. 한인들 역시 커뮤니티를 위한 진정한 일꾼을 한인회장으로 뽑아야 한다.
많은 돈을 들여야만 한인회장이 될 수 있고, 회장이 돈을 써야만 운영되는 한인회는 한인 사회에서 더 이상 인정받지 못하고 외면당한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많이 보아왔다. 우리 민족은 “두 사람 이상 모이면 싸우는 민족”이라는 자조적인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한인회는 더 큰 목적을 위해 양보와 화합을 통한 대승적인 모습을 한인사회에 보여 주어야 한다.
한인사회가 분열되면 한인사회의 역할이 축소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사회에서 한인사회의 대표단체인 한인회는 여전히 필요하고 한인회가 그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LA한인회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인회장 후보 당사자들의 자각과 노력이 중요하겠으나 그에 앞서 선행돼야 할 것이 있다. 걸핏하면 법정소송을 벌이는 LA한인회의 병폐는 이번 기회에 근절돼야 한다. 또한 출마자들의 과도한 공탁금 문제 등을 포함한 재정운영의 투명성도 자리를 잡아야 할 것이다.
LA한인회를 향한 한인들의 불만과 무관심은 새로운 인물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더 이상 감투 쓰고 권위를 내세우는 회장의 행태는 계속될 수 없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한인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한인들의 단결과 연대의 구심점이 되어야 한다.
지난 역사의 잘못을 되돌아보고, 또 앞으로의 50년 또는 100년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 한인 1세와 2, 3세들 간의 소통과 단결이 커다란 꿈과 희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한민족의 자긍심과 자존심을 갖고 우리의 정체성을 이어가야 한다. 이 일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이제 LA한인회는 한인들의 애환과 눈물을 대변해 줄 수 있는 진정한 동반자적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커뮤니티의 번영과 발전의 견인차가 되도록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활동방안을 중심으로 나가야 한다. LA한인회가 신세대와 차세대의 참여를 이끌어 변화하는 봉사단체로 나가면서 전 세대에 걸친 고른 참여와 협력을 통해 진정한 한인사회의 대표 단체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조익현/ 한미에스크로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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