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컴퓨터가 널리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70년대 말이다. 책상 위에 올려놓을 수 있을 정도로 작다고 해 ‘데스크탑’이란 이름이 붙은 이 컴퓨터는 경이의 대상이었다. 그전까지 나온 컴퓨터는 냉장고만한 크기로 방 하나를 가득 채울 만큼 컸으며 그나마 대학 연구소나 관공서에서나 볼 수 있었다.
성능으로 따지면 지금의 몇 백 분의 일에도 못 미치지만 IBM PC(personal computer)나 애플 II 시리즈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한동안 컴퓨터 혁명을 주도했다. 그러나 데스크탑은 들고 다니면서 사무를 볼 수 있는 랩탑의 등장과 함께 권좌에서 물러난다. 첫 랩탑 모델이 나온 것은 70년대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고 성능이 떨어져 널리 보급되지 못했다. 80년대 중만 나온 그리드 컴퍼스 1100이란 모델의 가격은 지금 돈으로 2만달러를 호가했다. NASA와 국방부 등 특수 기관 말고는 이를 사용하는 곳이 없었다.
랩탑이 일반 시민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메모리칩과 프로세서의 성능이 급속히 향상되고 가격이 떨어지면서 랩탑은 기능과 가격 면에서 데스크탑에 손색이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스크린에다 마우스에다 키보드에다 스피커까지 달아야 하고 복잡한 선이 얽히고설킨 데스크탑보다 훨씬 간편한 랩탑은 젊은 세대에게 특히 인기가 높았다. 랩탑 판매량은 2008년 데스크탑을 추월했다.
그러나 추월의 기쁨도 잠깐, 데스크탑을 물리친 축배를 내려놓기도 전 랩탑은 태블릿 PC의 도전을 받는다. 2010년 애플이 출시한 아이패드는 종교적인 열성팬을 거느리며 태블릿 시장을 정복한다. 현재 아이패드는 미국 태블릿 시장의 83%를 점유하고 있다.
아이패드의 등장으로 가장 피를 본 것은 초소형 랩탑 넷북이다. 한 때 작고 간편하다고 해 각광을 받던 이 시장은 더 작고 더 편리한 아이패드가 나오는 바람에 사실상 몰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반면 아이팟에 아이폰에다 아이패드를 내놓은 애플의 시가는 사상 최대이자 세계 최고인 5,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그 애플이 7일 제3세대 아이패드인 아이패드3를 선보인다. 관계자들은 이 제품이 기존 3G 네트웍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10배 빠른 4G LTE 네트웍을 사용하게 될 것이며 화질도 훨씬 좋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이패드2가 1세대 아이패드를 업그레이드 한 정도라면 이번 것은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제품이 될 것이란 얘기다.
2010년 PC 판매량은 태블릿보다 20배가 많았지만 2011년에는 6배로 줄어들었다. 지난 2년간 PC 판매는 정체된 반면 태블릿 판매는 급속히 늘고 있다. 애플의 총수 티모시 쿡은 아이패드가 PC를 추월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는데 오는 것은 기정사실이고 날자가 2013년이냐 2017년이냐만 남았다는 것이 전문가들 이야기다. 컴퓨터 혁명을 주도했던 PC 시대가 저물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