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고 해도 틀리지 않는 말이다. 바로 이틀 전 워싱턴DC의 중국대사관 앞에서도 모습을 드러냈다. 탈북자북송 반대 시위현장에 나타난 것이다. 워싱턴DC뿐이 아니다. 북한인권 문제 모임이 있으면 장소를 마다않고 달려간다.
그녀의 이름은 수잔 숄티다. 디펜스 포럼의 대표로 탈북자의 대모로 불린다. 수잔 숄티는 미국 정계에 북한 인권과 탈북자 문제를 환기시킨 인물이다.
황장엽 전 노동당비서 등 탈북자들이 증언할 수 있도록 미국에 초청한 이도 그녀였고, 몇몇 북한인권단체에 후원금을 마련해준 이도 그녀였다. 2004년 미국 의회가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킬 때도 그녀의 노력이 있었다.
그녀는 언젠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서울을 처음 방문한 것은 1999년이다. 그때는 한국 정부가 내가 하는 일을 존중했다. 전혀 알리지 않고 왔는데 정부관계자가 공항에 마중 나왔다. 하지만 노무현 정권 시절 전국 순회강연을 할 때 늘 차가 내 뒤를 따라다녔다.”
이 무렵이었던가. 수잔 숄티는 한 한국기자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았다고 했다. 한국인도 아닌 미국인인 그녀가 왜 북한인권문제에 이토록 죽자 사자 매달리는가 하는 질문이었다. 말하자면 일종의 빈정거림이었던 것이다.
그녀는 반문을 했다. 만약 내가 유대인 대학살에 대해 말한다고 해도 “당신은 유대인도 아닌데, 왜 상관하느냐”고 물을 것이냐고. 이야기의 포인트는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니다. 북한에서 일어나는 일은 한국인들만의 문제가 아닌 인류가 맞은 최악의 인권 비극이라는 것이다.
그녀가 보는 북한체제는 히틀러의 나치나 스탈린 체제보다 더 악랄하다. 정치범수용소만 봐도 나치나 소련정권보다 더 오래됐고 적어도 나치 독일에선 여행의 자유라도 있었다는 것이다.
세계 인권선언 조항 30개 중 단 한 개도 충족 못 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북한뿐으로 그 북한에서 자행되는 반(反)인륜범죄에 침묵하는 것은 그 자체가 죄악이라는 것이 그녀의 신념이다.
탈북자 인권문제가 재점화 됐다. 중국의 탈북자 북송을 막기 위해 박선영의원이 단식농성을 하다가 병원으로 실려 갔다. 그 현장에 영회배우 차인표가 달려갔다. 연예인들도 하나 둘 그 농성에 동참했고, 심지어 외국인들도 현장에 나와 탈북자들의 아픔에 함께 눈물을 흘렸다.
정작 모습을 보이지 않은 사람들은 ‘정치권 인사’로 분류되는 사람들이다. 동료 국회의원이 쓰러져 나가도 냉담한 반응이다. 그리고 공천타령만 하고 있다.
하기야 미국, 유럽연합, 영국, 이탈리아, 캐나다 등 외국의 의회에서도 탈북자들의 상황을 청취했지만 단 한 번 탈북자 청문회를 연적이 없는 것이 대한민국 국회다. 그러니….
예외가 있다. 안철수다. 박근혜도, 한명숙도 외면한 농성의 현장을 찾아가 연대감을 표시한 것이다. 순수한 양심의 발로인가, 아니면 고도의 정치 감각에 따른 행보인가.
그 어느 쪽이든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그러나 그 발걸음만으로 안철수의 이미지는 더 업그레이드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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