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달라스 매브릭스의 구단주 마트 큐반은 통이 크기로 유명하다. 그는 금년 봄 매버릭스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애미 히츠를 꺾고 NBA 챔피언에 오른 날 밤 마이애미의 한 나이트클럽을 빌려 자축파티를 열었다. 4시간 동안 계속된 파티의 총 비용은 11만달러. 이처럼 많은 돈이 나온 것은 1병에 9만달러짜리 하는 최고급 샴페인을 땄기 때문이다. 큐반은 나이트클럽을 나서면서 종업원들에게 2만달러의 팁을 건넸다. 파티 시중을 들었던 종업원들은 횡재를 한 셈이다.
하지만 돈 많은 사람들 모두가 팁에 후한 것은 아니다. 유명인사들 가운데는 의외로 팁에 인색한 사람들이 많다. 영화배우 기네스 펠트로와 숀 펜, 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이 대표적인 팁 짠돌이로 알려져 있다. 가수 마돈나는 남편과 400달러어치 식사를 한 후 18달러의 팁을 남기고 나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최근 한 대형 은행장이 고액의 점심식사를 한 후 1%의 팁을 남긴 사실이 온라인을 통해 전해지면서 이를 둘러싼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 은행장은 뉴포트비치의 식당에서 133달러어치 식사를 한 후 단돈 1달러33센트만을 팁으로 지불하고 계산서에 “다른 직장을 찾아보라”는 메모까지 남긴 것으로 밝혀졌다.
은행장은 평소 자신이 월가 점령 시위대에 맞선 상위 1%라는 배지를 자랑스럽게 달고 다니는 인사로 알려지고 있다. 그의 특권의식이 엿보인다. 종업원들이 충분한 서비스를 하지 않을 경우에는 팁 액수를 줄일 수는 있다. 그러나 그가 남긴 팁 액수는 지나치게 모욕적이다.
이 은행장이 상위 1% 배지를 달고 다니는 인사라는 점에 비춰보면 종업원이 정말 불친절했기 보다는 자신을 특별대우 하지 않았다는 불쾌감을 비뚤어진 방법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팁은 손님의 자유이니 남들이 왈가왈부할 일은 아닐지 몰라도 상위 1%라는 이런 사람들의 비뚤어진 의식에 씁쓸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팁을 법률이 규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종의 사회적 합의에 의해 지켜져 온 관습이다. 팁 문화는 상당히 오래됐다. 기원에 관해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16세기 영국의 술집에서 더 빠른 서비스를 위해 TIP(To Insure Promtitude)이라고 써진 놋쇠항아리에 돈을 넣은 것이 시작이라는 설이 가장 그럴듯해 보인다.
기원이야 어찌됐든 팁은 자신에게 제공된 서비스에 대해 고마움을 표현하는 훈훈한 방식이다. 지나치게 의례적이 되다보니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가 무덤덤해진 면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본적인 의미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특히 팁은 부의 재분배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경제적 기능을 한다. 예를 들어 식당의 경우 매년 식탁 위에 놓이는 수백억달러의 팁은 수많은 저임금 종업원들의 생계를 위한 젖줄이 된다. 그런 점에서 팁은 일상에서 행하는 작은 선행이지 기부라고 할 수 있다.
팁을 강제할 수는 없다. 한국의 인기 개그프로그램에 나오는 ‘애정남’(애매한 것을 정해 주는 남자)의 말을 빌린다면 팁을 주지 않는다고 경찰이 출동하거나 쇠고랑을 차지는 않는다. 하지만 애정남의 지적처럼 우리 사회가 아름다운 것은 규범을 정해 놓고 이것을 지키기 때문이다. 경제가 어려운 이때에 세차장에서 땀 흘리며 차를 닦는 가난한 노동자들에게 넉넉한 팁을 건네는 것은 아까움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을만한 가치 있는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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