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사서 비싸게 팔라”는 투자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다. 이대로만 하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 누구나 부자가 아닌 것은 이를 실천에 옮기기가 지극히 어렵기 때문이다. 물건이 쌀 때는 가격이 떨어지고 있을 때다. 어제는 그제보다 싸고 오늘은 어제보다 싸다면 사람들은 내일은 더 싸질 것이라고 생각하며 투자를 주저한다. 오를 때도 방향만 반대지 결과는 마찬가지다.
미 주택가를 가장 정확하게 반영한다는 케이스-실러 지수는 12월 들어 전달에 비해서는 1%, 전년에 비해서는 4% 떨어지며 2006년 집값이 떨어지기 시작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금 미국 집값은 주택 버블이 시작된 2002년 수준으로 돌아와 있다. “버블이 터진 투기 상품은 부풀기 전의 수준으로 돌아간다”는 금언이 이번에도 들어맞고 있는 셈이다.
사상 최저치의 모기지 금리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은 모기지를 얻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크레딧이 좋고 안정된 수입이 있는 사람도 요즘 은행은 죄인 다루듯이 온갖 서류와 높은 다운 페이먼트를 요구하며 귀찮게 굴기 때문에 웬만큼 끈기가 있는 사람 아니면 구입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나게 된다. 버블이 한창일 때 숨만 쉬고 있으면 모기지가 나오던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이런 엄격한 심사는 역설적으로 앞으로 주택 시장을 탄탄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엄격한 심사를 거쳐 모기지를 얻은 사람이 페이먼트를 안 해 집을 차압당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방만한 융자가 주택 버블과 그 붕괴를 초래했듯 요즘 같은 까다로운 절차는 무자격자가 주택을 구입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이번 케이스-실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대도시 거의 전부가 하락세를 보였지만 상승세로 돌아선 곳도 있다. 피닉스와 마이애미가 그곳이다. 이 두 도시가 있는 애리조나와 플로리다는 이번 주택 광풍이 가장 먼저, 가장 거세게 분 곳이며 이와 비례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이기도 하다. 이들이 소폭이나마 반등했다는 것은 주택 시장 침체가 끝나가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다.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지금이야말로 집을 살 때”라고 말했으며 케이스-실러 지수 창안자인 로버트 실러는 “지금 집을 사면 큰 실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최고 부자의 하나인 워렌 버핏도 “수십만 채의 집을 사 관리만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밝혔다.
집값이 언제 반등할지를 정확히 점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주택 수요의 근본 원인인 가구 구성은 늘고 있고 구입을 불가능하게 하는 실업률은 내려가고 있다. ‘오마하의 현자’로 불리는 버핏이 주택 구입에 호의적인 태도로 돌아선 것도 바닥이 가까웠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락세가 좀 더 지속될지는 모르지만 너무도 오랫동안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던 주택 불황 터널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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