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유학생이 미국의 암 환자들을 돕기 위해 자전거 대륙 횡단에 나선다.
지난해 8월 타우슨대에 1년과정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고 있는 문경인씨(23, 상명대 국제통상학과 4년)는 귀국에 앞서 오는 5월 27일 볼티모어를 출발, 8월 4일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는 봉사프로그램에 참가한다. 이 프로그램은 30여명의 대학생이 70일간 4,000마일을 자전거로 달리며 각 지역에서 암에 대해 알리고, 암 환자를 위로하며, 기금을 모금하는 행사를 갖는다.
자전거 횡단을 시작하기 전 참가자들은 4,500달러의 기부를 받아야 하나, 미국에 연고가 없는 문씨가 백방으로 뛰어 모은 돈은 800달러 가량. 유명 스포츠웨어업체인 언더 아머 등 지역 기업과 업소들을 찾아다니며 기부를 요청했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해 아직 턱 없이 부족하다.
이 프로그램은 암환자 지원단체인 ‘4Kforcancer’가 주관한다. 이 단체는 지난 2001년 당시 존스합킨스대학 2학년인 라이언 핸리와 레아 블럼이 암으로 투병하다 사망한 핸리의 아버지를 추모하는 자전거 횡단을 가진 것을 계기로 출범했다. 4Kforcancer 참가자들은 4,500달러 이상을 기부 받아야 하는 미션을 수행해야 하며, 이 미션으로 2002년 이래 100만달러의 기금이 조성됐다.
문씨는 기부금 모금을 위해 이번 학기에 매주 금요일 마다 볼티모어 다운타운에 가서 홍보물을 나눠주며 후원을 요청하고 있다. 문씨는 “한국 학생이 미국에서 이러한 봉사활동을 한다는 것을 알고 응원해줄 때 큰 힘을 받는다”고 말했다.
문씨는 또한 이 단체의 봉사자로서 매주 수요일 오후 볼티모어 소재 암 커뮤니티인 ‘호프 라지(Hope Lodge)’에서 봉사하고 있다. 이곳은 치료를 받는 암환자와 이들을 돌보는 가족들에게 음식과 머무를 수 있는 장소를 무료로 제공한다. 4Kforcancer는 봉사자들을 통해 모금된 기금을 이곳에 전달한다.
문씨는 이곳에서 “암 환자들이 다른 암 환자나 가족들과 행복하고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며, 암 환자는 항상 고통받고 힘겨운 시간을 보낼 것이라는 편견을 깼다”며 “대장암으로 투병했던 할머니의 고통과 불안, 가족들에 대한 사랑의 깊이를 이해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씨는 또한 지난해 타우슨대에서 결성된 YACS(Young Adult Cancer Support group)에도 참여, 암 환자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문씨는 “미국에서 암환자뿐 아니라 저소득층이나 소수사회를 위해서 봉사하는 수많은 단체와 학생 그룹을 보며, 한국에서도 이 같은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기를 희망한다”며 “귀국해 봉사활동을 계속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배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전거 횡단은 아직 세부 일정이 나오지 않았지만 메릴랜드에서 출발, 버지니아, 켄터키, 일리노이, 미주리, 켄사스, 콜로라도, 유타, 네바다, 캘리포니아를 거친 작년 여정을 답습할 것으로 보인다.
문씨는 서울에서부터 해남까지 500Km를 일주일 동안 자전거로 여행한 적이 있다며, 일주일간의 짧은 기간도 힘들었는데 70일동안 4000마일(6400Km)을 달리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씨는 “분명 중간중간 포기하고 싶은 유혹을 수없이 느끼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큰 도전이 될 것이지만 자기 한계에 대한 도전이자 타인을 위해서 자신을 사용 할 수 있는 값진 시간이 될 것”이라며, “포기하고 싶은 유혹이 느껴지는 순간 할머니와 젊은 시절 먼저 하늘로 간 형, 암으로 고통받는 암환자들을 생각하며 끝까지 달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후원 문의 (443)525-7197
benki0519@yahoo.com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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