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닉스의 포인트 가드 제레미 린이 몰고 온 ‘린새너티’ 열풍이 가라앉기는커녕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린새너티 열풍의 가장 직접적인 요인은 물론 코트위에서 린이 펼치고 있는 눈부신 활약이지만 그가 보여주고 있는 겸손 역시 크게 한 몫하고 있다.
린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찬사를 모두 팀 동료들의 덕으로 돌린다. 그런데 그 태도에서 진심이 느껴진다. 24일 토론토 원정경기서 극적인 버저비터 3점 슛으로 승부를 결정지은 린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모든 동료들이 합심해 이룬 결과”라면서 “이것이 팀 스포츠의 아름다움”이라고 말했다. 린의 신데델라 스토리에 동료 선수들이 함께 기뻐하고 축하해 주는 것은 린의 진심이 그들과 통했기 때문이다.
린은 자신의 부모 나라인 대만을 자주 찾는다. 지난해와 2010년 여름에는 대만을 방문해 청소년들을 위한 무료 농구 캠프를 열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스포츠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를 청소년들에게 설명하는 시간도 가졌다.
공부에 매몰된 동양계 학생들과 학부모 사이에서는 스포츠 참여를 시간 낭비로 여기는 경향이 없지 않다. 하지만 스포츠를 통해 학생들은 페어플레이와 팀스피릿, 그리고 상대에 대한 존중 같은 소중한 가치를 배우게 된다. 신체적으로 더욱 건강해 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린이 보여주고 있는 겸손한 태도는 제대로 된 스포츠 교육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주류 언론들도 이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스포츠의 이런 가치를 가장 모범적으로 체현해 내고 있는 나라는 영국이다. 영국의 명문 퍼블릭 스쿨들, 특히 이튼 스쿨은 명문대 진학률이 높을 뿐 아니라 크리켓, 럭비, 요트 등 스포츠를 잘하는 학교로도 유명하다. 이 학교 출신들은 전선의 지휘관, 정치가, 관료 등 중요한 분야에서 지도자로 활약해 오고 있다.
1440년 헨리 6세가 70명의 장학생을 선발해 설립한 이튼 스쿨은 역대 총리를 9명이나 배출했다. 워털루 전쟁을 승리로 이끈 웰링턴 장군도 이튼 출신이다. 그는“워털루 전쟁의 승리는 이튼 스쿨의 운동장에서 결정되었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학창 시절 스포츠를 통해 배운 용기와 희생정신이 역사를 바꾼 전쟁의 흐름을 결정했다는 뜻이다.
이튼 스쿨의 운동장이 아니더라도 얼마든 스포츠의 미덕을 어린 자녀들에게 심어 줄 수 있다. 하지만 성적만능 풍조가 만연하면서 학생들을 위한 스포츠는 갈수록 외면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의 경우 입시교육에 밀려 체육시간이 축소되거나 없어지는 등 학교 스포츠는 설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
한국 성인 6명 가운데 1명꼴로 정신질환을 경험했으며 특히 10대 말에서 20대 초반의 질환이 가장 많다는 조사결과가 14일 발표됐다. 가장 건강해야 할 연령대의 젊은이들이 정신적인 고통을 받고 있는 원인은 너무나도 분명하다. 과도한 경쟁에 따른 스트레스가 주범이다.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양상으로 사회가 변하면서 파편화 된 개인만 남고‘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은 점차 밀려나고 있다.
미래의 사회 구성원을 건강하게 교육시키는 것이 곧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길이다. 스포츠는 이를 위한 아주 효과적이고도 건전한 수단이다. 신장이 5피트7인치에 불과한 린의 아버지가 어린 린을 데리고 집 뒷마당에서 농구를 가르치기 시작한 것은 일찌감치 이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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