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층 거주지역인 팔로스버디스에서 한인 고교 우등생들이 학교 컴퓨터를 해킹해 자신들의 성적을 조작했을 뿐 아니라 돈을 받고 다른 학생들의 성적까지 고쳐준 혐의로 체포됐다는 소식은 충격적이다. 집안이 부유하고 공부도 잘해 부족함이 없을 것 같은 학생들이 무슨 이유에서 이처럼 무모한 행위를 저질렀는지는 경찰의 수사가 끝나면 밝혀질 것이다. 하지만 부유층 자제들의 일시적인 일탈로만 치부하기에는 혐의 내용이 무겁고 행위를 저질러 온 기간 또한 너무 길었다.
성적조작 사실은 한 학생의 제보로 드러났다. 만약 제보가 없었더라면 이들의 잘못된 행위는 계속 되었을 것이고 선의의 피해자들은 더욱 많이 발생했을 것이다. 초기에 학교 당국이 이런 사실을 발견했더라면 파장을 최소화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1차적으로 조작행위를 한 학생들의 책임이 가장 크지만 학사업무를 철저하게 관리하고 감독해야 할 학교 당국도 책임을 비켜가기 힘들다.
한인들은 미국교육이 선진화 돼 있어 학생들이 성적의 압박감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울 것이라고 쉽게 생각한다. 하지만 수많은 어린 학생들이 상당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우수한 학생들이 경쟁하는 학교에 다니고 부모의 기대가 지나치게 클 경우 이런 압박감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커진다.
팔로스버디스 학생들은 충분히 공부를 잘하던 학생들이었지만 더 잘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성적만 고쳤지만 이것이 들통 나지 않자 갈수록 대담해진 것으로 보인다. 옳고 그름에 대한 최소한의 분별력만 있었더라도 일이 이처럼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식을 전달하고 학업성적을 올리는 일만이 교육은 아니다. 아이들이 좋은 인성과 건전한 판단력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의 목적이다. 두 바퀴가 균형을 잡아야 굴러가는 자전거처럼 교육 또한 학교와 가정, 그리고 학업과 인성 함양이 균형을 이룰 때 제대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팔로스버디스 한인학생들의 안타까운 처지는 무엇이 올바른 교육, 성공한 교육인가라는 어려운 질문을 모든 학부모들에게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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