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멕시코 방송 여기자가 눈길을 끌었다. / 뉴욕 자이언츠 쿼터백 일라이 매닝이 취재진을 향해 패스를 던지고 있다. /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 타이트엔드 롭 그롱카우스키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며 웃고 있다.
수퍼보울 미디어데이는 그 언젠가부터 스포츠와는 별 관련도 없는 행사로 진행되고 있다. 스포츠에 대해서는 잘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는 외국 ‘예능’ 프로그램 기자들이 웨딩드레스 또는 수퍼히어로 복장으로 나타나 미남 쿼터백에 프러포즈를 하는 등 ‘쇼’를 연출하는 경우가 워낙 많아 이제는 다들 ‘미디어 서커스’로 받아들인 분위기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빌 벨리칙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 감독의 이름 또는 오시 유메니오라(뉴욕 자이언츠 디펜시브엔드)의 이름 스펠링을 대보라, 카데시안 자매의 이름들을 다 아느냐, 자이언츠의 쿼터백 말고 또 일라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을 또 아느냐, 가장 좋아하는 마돈나의 노래는…
수퍼보울 XLVI(46)을 나흘 앞둔 31일 인디애나폴리스 루카스오일 스테디엄에서 나온 질문들은 대강 이러했다. 4년 만의 리매치, 또는 전술에 대한 질문은 거의 없었다.
패이트리어츠 세이프티 패추릭 청은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했던 이 미디어 이벤트에 대해 “여긴 진짜 크레이지한 곳이다. 비슷한 것도 경험해 본 적이 없다”며 고개를 떨궜다.
멕시코 텔레문도 방송은 이날 ‘디스코 볼’까지 준비해 가지고 나와 선수들에게 댄스 요청까지 했다. 4년 전에는 멕시코 아즈테카-TV의 한 여 기자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타나 패이트리어츠 쿼터백 탐 브레이디에 프러포즈를 한 적도 있다.
또 풋볼 선수들의 힘이 얼마나 세냐는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바닥에 드러누워 여 기자로 ‘벤치프레스’를 한 선수도 있었다. 표정이 없기로 유명한 벨리칙 패이트리어츠 감독마저 한 두 번은 참지 못하고 웃는 모습이 목격됐을 정도.
올해 하나가 다른 것은 미디어 행사에 처음으로 관중이 있었다는 것이다. 25달러를 내고 입장한 팬들이 7,000명을 넘었는데 대부분 콜츠 팬들이었다. 이들은 평범한 스포츠 인터뷰보다 이 같은 ‘서커스’ 분위기가 훨씬 재미있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선수들의 사인을 받을 수 없고 기념촬영도 금지된 점은 불만이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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