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면서 가르침을 얻는 것이 바로‘교육’인 듯하다. 피아노 선생으로 제자들을 가르치지만, 오히려 그 가르침 속에서 나는 더 중요한 교훈을 얻을 때가 많다.
어떤 악기를 배우든, 배운 대로 틀리지 않고 잘 연주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매 한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틀리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이 반복하고 있는 실수는 무엇인지 먼저 자기 자신을 아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다음으로는 자신에게 맞는 연습 계획을 세우고 그에 맞춰 실천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이 단계들을 천천히, 그리고 정확히 밟지 않으면 다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노력은 건너뛰고 그저 좋은 결과만을 바랄 때가 많다. 그것이 평범한 인간의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학생들을 가르쳐보면 대개 같은 부분에서 반복해서 틀리곤 한다. 집에 돌아가 집중적으로 연습을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게 다 나아지진 않는다. 같은 부분에서 왜 반복적으로 실수를 하는지, 무엇이 잘못이었는지를 분석하지 않고, 그저 해오던 대로 연습을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그 부분을 50회 반복했다고 가정할 때, 대부분의 학생들은 40회 이상 습관적으로 틀린 채 연습을 되풀이한다. 10회 정도는 운이 좋아서 정확하게 한 것이지만, 그것으로 연습이 잘 되었다고 만족하고 연습을 그만두기 쉽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의 근육은 10번의 제대로 한 기억보다, 40번 이상 반복한 잘못했던 연습을 기억하고 있다. 결국 다음 레슨 때 선생님 앞에서 아이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만다. ‘분명히 어젠 잘 됐는데…’라는 어설픈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말이다.
아이들만 탓할 일은 아니다. 어른인 우리 역시 매일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해가 바뀌어도 잘못된 습관들을 안고 살아간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을 핑계 삼으면서 말이다. 새해를 맞아 계획 하나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그나마 세운 계획은 작심삼일로 끝내버리기 일쑤다.
정작 나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으면서 세상은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경제와 정치를 탓하고, 주변 이웃을 원망하며, 가족들을 비난 할 때도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무엇이 잘못이었을까? 그 이유를 정확하게 분석하지 않고, 그저 해오던 대로 익숙한 삶을 살며 남만 탓하는 모습은 우리의 서글픈 자화상이다.
2012년 임진년은 60년 만에 오는 흑룡의 해라 한다. 뭔가 특별함이 묻어있는 듯하다. 이런 특별한 해에 우리에게도 특별한 일이 있기를 기대해 보았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가 달라져야 한다. 다른 계획, 다른 실천, 다른 행동을 하다보면 다른 결과, 다른 세상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변화와 성취는 우리의 가슴, 그리고 행동 하나하나에서 시작된다. 그것이 현실로 느껴질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해 본다.
앤드류 박/ ‘박트리오’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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