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펠러와 카네기는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을 번 사람들이다. 이들은 또 가장 많은 기부를 한 사람들이기도 하다. 두 사람 모두 재단을 통해 병원, 학교, 도서관을 짓고 학예 진흥 사업을 벌였다. 흔히 이들이 세금을 덜 내기 위해 자선 사업을 한 것으로 잘못 알고 있으나 이는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 이들이 주로 활동을 하던 19세기는 남북전쟁 등 전시 상황을 제외하고는 연방 소득세도 상속세도 없었다. 아무리 큰돈을 벌어도 연방 소득세를 내지 않았으며 세금 없이 자식한테 전 재산을 물려주는 것이 가능했다.
그럼에도 록펠러는 자신의 재산 거의 전부를 재단을 통해 사회에 환원했다. 그에게 기부는 거의 생활습관이나 마찬가지였다. 그가 가난했던 시절 16살 때 말단 직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받은 15달러의 월급 가운데 6%를 교회에 기부했다. 월급이 오르자 기부액도 10%로 올렸다.
카네기는 ‘어째서 부의 사회 환원이 부자의 의무인가’를 설파한 ‘부의 복음’(Gospel of Wealth)라는 글을 썼다. 그는 여기서 부자는 사회의 재산을 잠시 맡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며 부의 숭배를 최악의 우상 숭배로 규정하고 부자로 죽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말로만 자선을 떠들지 않고 번 돈의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 스스로에게 한 약속을 지켰다.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이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정도가 아니라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중산층의 실질 소득은 지난 수십 년 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거나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미국 노동자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던 제조업이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자동차 하면 미국 말고는 제대로 만드는 나라가 없었지만 이제는 자동차에 관한한 한국조차 미국의 기술을 능가하고 있다. 제철, 전자, 조선 등 경제를 떠받치는 기간산업이 공동화하고 있는 것이다.
거기다 초중고 교육의 몰락으로 미국 노동력의 질은 떨어지고 있다. 인건비는 높고 특별히 내세울 기술은 없고 이런 이유로 미국의 경쟁력은 점점 더 약화하고 있다. 미국 근로자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서는 첨단 기술 개발과 함께 노동의 질을 높이기 위한 교육 개혁이 절실한데 이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똑같이 배가 고픈 것은 그래도 참을 수 있지만 자기는 배가 부를 기미가 안 보이는데 남이 호의호식하는 것을 봐야 하는 배 아픔은 견디기 어렵다. ‘1% 수퍼리치’ 롬니가 최근 사우스캐롤라이나 공화당 경선에서 참패한 것이나 오바마가 국정 연설에서 부자 증세를 역설한 것이나 모두 이런 세태의 반영이다. 록펠러와 카네기를 본받지 않는 부자들의 입지는 매우 좁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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