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남성은?” - 재기 넘치는 말들로 유명한 마크 트웨인의 조크이다. 정답은 ‘아담’. 이유는 ‘장모가 없기 때문’이다.
서양 사회에서 ‘장모’는 우리 한국 가족문화의 ‘시어머니’에 해당된다. 한국에서는 젊은 며느리들이 ‘시’자 들어간 것이 싫어서 ‘시금치’도 안 먹는다고 할 정도로 고부갈등이 큰 이슈이다. 반면 미국을 비롯한 서양에서는 장모와 사위 간의 장서 갈등이 대표적 가족 갈등으로 꼽힌다.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의 고부갈등과 달리 장서 갈등은 끊임없는 조크의 대상이 된다는 것.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되고 싶은 남성들이 가장 쉽게 관객들을 웃길 수 있는 주제가 바로 ‘장모’ 조크이다. 끊임없이 잔소리를 하고, 사사건건 간섭을 하며, 시도 때도 없이 들이 닥쳐 가족들의 일상을 흔들어 놓는 존재로 장모는 풍성한 조크의 대상이 되곤 한다.
예를 들면 “우리 집에 방금 경사가 있었어. 장모님이 당신 집으로 돌아가셨어” “어떤 남자가 장모를 동물원의 사자 우리로 던졌다가 어떻게 된 줄 아나? 동물 학대혐의로 동물보호단체로부터 소송을 당했지” 같은 것들이다.
가부장제의 한국 가정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이 막강한 장모의 모습이다. 유교전통의 한국 가정에서 가장 확고한 질서는 남존여비. 남성은 군림하고 여성은 복종한다. 그래서 며느리는 시집에서 ‘3년 눈 감고, 3년 귀 막고, 3년 입 다물고’ 살고, 사위는 처가에서 ‘백년지객’으로 대접을 받았다.
장모에게 사위는 씨암탉이라도 잡아서 환대해야 하는 어려운 대상이었고, 반대로 사위는 “겉보리 서 말만 있어도 처가살이는 안한다” “처가와 뒷간은 멀수록 좋다”며 장모에게서 거리를 두었다.
서양 장모와 한국 장모의 모습은 한마디로 하늘과 땅 차이인데 이런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은 가정 내 여성의 지위. 이제 한국 사회에서도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면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장모와 사위 간 갈등이 중요한 가정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의 한 결혼정보업체가 지난해 재혼 상담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이혼 사유를 조사했다. 이달 초 발표된 조사결과에 의하면 남성 응답자 138명 중 ‘처가의 간섭 및 갈등’ 때문에 이혼했다는 사람이 26%로 가장 많았다. 여성 응답자 186명 중에서 ‘시가의 간섭 및 갈등’을 이유로 든 사람은 17%. 며느리들 보다 사위들의 마음고생이 더 심하다는 말이 되는 데 충분히 근거가 있다.
첫째는 시가 보다 처가가 더 가까워진 생활상. 맞벌이 부부들이 임신, 출산, 육아 등과 관련, 대개 처가(친정)의 도움을 받기 때문이다. 자주 접할수록 마찰의 소지도 많아지기 마련이다.
둘째는 딸에 대한 부모의 기대. 특히 고학력의 전문직 딸에 대한 부모의 기대와 자부심은 아들의 경우에 못지않고, 그것이 종종 딸의 가정, 사위에 대한 간섭으로 이어지곤 한다.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남성이 아담이라면, 가장 행복한 여성은 이브와 성모마리아라고 한다. 이브는 ‘시어머니가 없어서’ 성모마리아는 ‘며느리가 없어서’이다. 부모들의 지나친 간섭이 문제이다. 딸이건 아들이건 결혼을 하고 나면 부모는 그 가정을 독립체로 존중하며 한발짝 물러나는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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