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롱코스의 잔 팍스 감독이 쿼터백 팀 티보를 끌어안고 기뻐하고 있다.
“번번이 급히 달려와 막판에 간신히 너를 구해주기가 너무 힘들다. 제발 좀 자신을 스스로 도울 줄 알라.”
지난 12월17일 NBC-TV 프로그램 ‘토요일 밤 라이브(Saturday Night Live)’의 코미디 스케치에 나온 ‘예수님’이 덴버 브롱코스 쿼터백 팀 티보에게 직접 하신 말씀이다. 우습기도 하지만 올 NFL 시즌의 가장 큰 화제인 티보가 과연 누구인지 이 보다 더 잘 설명해줄 수는 없을 것 같다.
바로 그 ‘티보 매직’에 피츠버그 스틸러스도 꼼짝없이 당했다. 스틸러스는 NFL 역대 최다 6차례 우승 관록이 빛나는 전통의 강호로 8일 와일드카드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압도적인 우세가 예상됐다. 실제로 라스베가스 도박사들은 스틸러스의 9점차 우세를 점쳤다.
하지만 스틸러스는 연장전에서 티보의 패스 한 방에 무너지며 시즌을 접었다. 티보는 도저히 NFL 수준으로 볼 수 없을 때가 많은 쿼터백이다.
패스 솜씨보다는 공을 직접 뛸 때가 훨씬 위력전인 쿼터백으로 시카고 베어스 라인배커 브라이언 얼랙커는 한 번 당한 뒤에도 “그는 좋은 러닝백”이라며 티보를 인정하지 않았다.
브롱코스도 그의 패스 실력을 못 믿어 이날 꼭 패스를 던져야할 상황에는 백업 브레이디 퀸을 교체 투입할 작전까지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리그의 다른 쿼터백들은 경기에 임할 때마다 300야드 전진이 관건인 반면 티보는 정규시즌에 두 차례나 두 자릿수에 그쳤다. 또 연결되는 패스보다 땅에 떨어지는 패스가 더 많은 쿼터백은 리그 전체에 티보밖에 없다.
따라서 스틸러스는 이날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수비수들을 모두 ‘전선’으로 바싹 끌어들여 러싱공격부터 막고 브롱코스가 티보의 패스 솜씨에 승부를 걸 수밖에 없게 만드는 전술을 썼던 것. 농구에서 상대에게 샤킬 오닐이나 드와이트 하워드의 자유투 솜씨로 이겨보라며 쓰는 파울작전과 같은 셈이다.
하지만 ‘티보 매직’이란 경기 내내 죽을 쑤다가도 막판에는 기필코 이길 방법을 찾아내기에 나온 말이다. 지난 11월13일 캔사스시티 칩스와 경기에서는 단 2개의 패스를 연결시키고도 17-10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던 티보는 연장전이 시작되자마자 와이드리시버 디마리어스 토마스의 80야드 터치다운으로 이어진 스트라이크를 던지며 다시 한 번 ‘기적’을 일으켰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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