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두 기관의 올바른 자리
재미 한국학교 협의회(NAKS, National Association for Korean Schools)는 동포 자녀들의 한글 교육을 위하여 자생적으로 전국에 걸쳐 결성된 교육조직이다. 그러므로 이 협의체의 주인은 어디까지나 전체 동포 사회이며, 해외 동포 교화가 필요한 국가 시책상 공조에 나선 모국 정부는 지원 협력자의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NAKS가 사회단체 조직 및 운영에서 가장 큰 경비 요소인 인건비와 장소 임대료를 자원봉사형 교사집단과 장소를 내어주는 교계가 분담함으로써 기특하게도 산뜻하게 자체 해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빈약한 재정 때문에 대사관 바라보기가 습관화 되다 보니 이 주인과 협력자의 자리가 뒤바뀐 듯한 민망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동포사회는 조속히 전국 기준 연간 100~120만불, 지역 기준 5~7만불의 자급 재정을 확립하여 주인의 책임을 다하여 규정된 재정 지원 이상의 부담을 모국 정부에 기대하지 않는 당당함이 있어야 한다.
모국 정부는 동포 현지 교육환경에 철저하게 적응하는 완전 현지화 시책으로 그 지원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언급한 주말 한글 학교를 ‘한국학교’라고 지칭하는 반면 모국 정부 공식 명칭 ‘한국학교’는 모국 정부가 해외 거점 국가나 도시에 국책에 따라 국가 부담으로 정규 학교 형태로 운영하는 학교를 지칭한다. 이로 인해 본국 정부가 “한국 학교 예산을 배로 늘린다”고 발표하면 현지 동포사회에서는 동포 한글교육이 두 배의 정부지원을 받는 것으로 착각 기대하는 희극이 연출되기도 한다.
2. 모국 정부의 전략적 특별 지원 긴요
모국 정부의 해외 한글 교육 지원지침은 획일 평균지원 방식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학교들을 따로 더 지원할 명분이 서지 않는다는 것이며 못 사는 나라의 학교들은 오히려 미국은 부자 나라이니 지원을 줄여야 한다고 역습까지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가 운영상 전략적 특별 지원책이 필요하기도 한데 미국의 한글 교육이 바로 이 전략지원 대상이다. 왜냐하면 오늘날 일본의 또 다른 침략인 독도 야욕이나 중국의 동북공정, 어부들의 서해 만행을 보라. 420년 전 임진왜란 때에는 농사나 지을 땅이나 욕심냈지만 오늘에는 바위든 흙이든 바다든 자원이 될 만한 것은 어디든 영토 욕심을 내며 강대국 사이에 낀 한국은 어느 때보다도 외교력의 증강이 절실해 지고 있다.
참정권을 가지고 미국 주류 의사 결정권을 향하여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10만 동포 어린이들의 외교 잠재력은 일본이 갖지 못한 막강 지원 세력으로 이를 활용할 절호의 여건을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한다. 워싱턴, 뉴욕, 엘에이, 시카고, 애틀랜타, 휴스턴 등 거점 도시에 특화모범 학교를 개설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만하다.
3. 한글 교사 양성 시급
이민 1세대 교사들의 고령화와 유입감소에 따라 2세 교사들의 채용이 시작되면서 교사의 질적 저하, 공급 부족, 인건비 상승이라는 3중 부담이 부상하고 있다.
NAKS는 자체적으로 효과적인 교사 연수계획을 마련하여 시행하여야 하지만 수준과 기술적 한계가 있어 모국 정부의 현지 교사 양성계획이 필수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서울 프로그램이 있었으나 시간 거리 경비 관계로 극히 제한적인 숫자의 교사 참여에 그쳤다.
모국 정부가 매년 또는 지역별 순회 격년제로 미국 5~6개 거점 도시에 여름방학기간 3~4주 코스로 집중 한글 교사 연수 양성과정을 시행하면 연수교관 1인당 100~200명 교사 훈련이라는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4. 역사 교육방식의 획기적 전환
NAKS의 위촉을 받아 난제 중의 난제인 ‘역사문화 교재 편찬위원장’으로 활동해 본 결과 이곳 어린이들에게 한글 학교에서 배운 실력으로 한국 역사 교재를 읽게 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도전하는 무모함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대안은 무엇인가? 흥미를 가지고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자연스럽게 한국의 역사문화 콘텐츠를 접하게 하는 비디오 교재의 개발인데 바로 모국 정부만이 할 수 있는 필수과제이다.
한국인으로서의 동질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한국어뿐 아니라 한국 역사문화의 공감대가 필수이어서 어느 정도의 역사문화 인식 교육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끝>
이내원
전 WAKS, NAKS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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