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부터 시작된 재외선거 유권자 등록이 너무 부진하다. 8일 현재 총 유권자수 19만명으로 추산되는 LA 총영사관 관할지역 등록유권자는 600명을 겨우 넘어섰다. 0.4%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록률이다.
앞으로 두 달의 등록기간이 남았다지만 이 추세대로라면 당초 선관위 관계자들이 전망했던 5%이상의 등록률은 난망이다. 미주지역 유권자 등록률은 다른 해외지역들에 비해서도 크게 낮다. 한국 선거가 있을 때마다 이상과열을 보여 온 지역의 유권자 등록이 이처럼 부진하다니 아이러니다. 멍석을 깔아주니 쭈뼛거리는 모습이다.
부진한 유권자등록 현황은 재외선거 절차가 지닌 불편함과 불합리성을 확인시켜 준다. 총영사관 관할지역은 샌디에고와 멀리 뉴멕시코까지 포함한다. 하지만 총영사관을 찾아와 등록을 한 유권자들 가운데 가장 원거리 거주자는 어바인이다. 현 선거 절차가 원거리 재외선거인들의 참여를 원천적으로 어렵게 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음을 그대로 드러내 준다.
시행착오를 거쳐 드러나게 될 문제점은 추후 개선하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상 첫 재외선거권을 행사하기 위한 유권자등록에 좀 더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된다. 특히 유권자등록 현황을 보면 영주권들보다도 주재원, 유학생 등 국외부재자 등록이 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직접 방문해야 하는 재외선거인들과 달리 국외부재자는 우편등록이 가능한데도 말이다.
유권자등록이 예상보다 저조하자 경품 제공 등 등록률을 높이기 위한 갖가지 아이디어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참정권이 자발성과 순수성을 잃어서는 안 된다. 경품과 선물 때문에 등록률이 오르고 내린다면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논의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다.
한국정부는 재외선거에 오랜 준비기간과 많은 재원을 투입했다. 막대한 투자를 했음에도 흥행이 너무 부진하면 조기에 간판을 내리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모처럼 얻은 소중한 참정권을 무관심과 외면으로 날려 보내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아무리 생업에 바쁘더라도 등록을 위해 잠시 시간을 내는 정도의 수고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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