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아메리카 대륙에 첫 발을 디딘 것은 지금부터 약 1만5,000년 전으로 추정된다. 빙하 시대에 북극권 얼음이 얼어붙으면서 아시아와 아메리카를 잇는 베링 ‘육교’가 생겨났고 지금 인디언의 조상들이 이 길을 따라 미 대륙에 와 정착하게 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들은 왜 아메리카로 건너왔을까. 이들의 주 사냥감이던 순록의 이동을 따라왔다는 설이 유력하다. 먹을 것 찾는 것이 하루하루 시급한 과제였던 이들이 관광 삼아 미 대륙 유람을 떠난 것은 아닐 것이다. 학자들의 연구로는 이들의 이동은 세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지금 아메리카에 살고 있는 모든 인디언들은 아메린드, 나-데네, 에스키모-알류트라 불리는 세 그룹 중 하나의 후손이다.
세월이 흘러 아메리카 대륙의 주인은 백인으로 바뀌었다. 피부색은 달랐지만 유럽인들이 미국으로 대거 이주한 이유도 원주민인 아메리카 인디언들과 과히 다르지 않다. 미국에는 먹고 살기 힘든 유럽보다 광대한 땅이 펼쳐져 있고 열심히 농사지으면 배불리 밥을 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또 시간이 지나 이제는 구릿빛 피부를 가진 멕시칸들이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들 또한 굶지 않고 잘 살아보기 위해 미국 땅을 밞는 것은 인디언이나 백인과 마찬가진데 늦게 왔다는 이유로 구박이 보통이 아니다.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나온 사람들은 정도의 차는 있지만 누가 더 불법 체류자에 가혹한가를 놓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얼마 전 대선 토론회에서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가 텍사스 주는 불법 체류자 자녀에게 주 거주자 자녀와 똑같은 대학 학비 할인 혜택을 준다는 이유로 집중공격을 받고 너무 충격을 받아 실어증에 걸렸다. 며칠 전에는 토론 도중 말을 잇지 못하고 오랜 침묵을 지키는 바람에 대선 후보 자리를 사실상 날려 버렸다. 불법 체류자 단속이 심해지면서 많은 농장들은 일손을 구하지 못해 야채와 과일을 썩히고 있다. 무슨 바보짓인지 알 수가 없다.
연방 정부 발표에 따르면 8월 현재 지난 11개월간 밀입국하려다 잡힌 멕시칸 수는 30만 4,755명으로 밝혀졌는데 이는 2000년 160만의 1/5에 불과한 숫자다. 이처럼 수가 줄어든 것은 강화된 단속 탓도 있지만 경기가 주원인이다. 2000년에는 경기가 좋아 일자리가 흔했고 지금은 불황이 심해 와 봐야 먹고살 것이 없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유럽 이민자들도 마찬가지였다. 20세기 초 미국이 번성하면서 밀물처럼 밀려들던 이민자들은 1929년 대공황이 시작된 후 발길을 끊었다. 경기가 좋으면 오라 안 해도 오고 나쁘면 오라 해도 안 오는 것이 태고적부터 아메리카 대륙의 이민 패턴이며 누구도 이를 막지 못했다. 문제가 아닌 것을 심각한 문제처럼 떠들며 이슈로 만드는 공화당 대선 후보와 그 지지자들은 역사를 길게 보는 눈을 갖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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