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첫 취항시 입사직원 5명 격세지감 느껴
아시아나 미주지역 본부 출범 당시부터 근무한 직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회사는 우리의 전부”라며 “미주 본부가 더욱 발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문경희 과장, 지나 김 차장, 이숙 차장, 제이미 최 부장 그리고 정진섭 부장. <김지민 기자>
“아시아나는 저희에게 전부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이 오는 15일로 미주노선 취항 20주년을 맞는다. 김포공항을 힘차게 이륙한 여객기가 1991년 11월15일 오전 LA 국제공항 활주로에 안착하며 아시아나항공의 미주노선 역사는 시작됐다. 이 장면을 지켜본 직원 가운데 8명이 현직에서 근무 중이다. ‘미주지역 본부의 산 역사’라고 할 수 있는 이들 가운데 LA 공항지점에 근무하는 헤더 안 차장과 LA화물지점 박성준 부장, 샌프란시스코 화물지점의 지희승 부장을 제외한 5명이 9일 한자리에 모여 지난 20년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미주 취항 준비작업이 한창이던 1991년 6~11월에 차례로 입사한 이들은 “입사 면접을 보던 게 엊그저께 같은데 벌써 20년이 지났다”고 말했다. 제이미 최 부장(관리담당)은 “대학 막 졸업하고 한국말도 잘 못할 때 입사했는데 인생의 절반을 이곳에서 보내게 됐다”고 회고했다.
이들은 입사 당시만 해도 ‘아시아나’라는 회사가 믿을 만한 회사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지금이야 아시아나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당시만 해도 과연 이 회사가 안정된 일자리를 보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 지나 김 차장(예약 담당)은 “전에 다니던 여행사가 문을 닫은 직후여서 그런지 회사가 갑자기 문을 닫지 않을까 걱정됐다”며 “면접관이던 박찬법 당시 이사에게 ‘믿을 만한’(reliable)
회사인지 물어봤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면접에는 후에 아시아나 사장을 거쳐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까지 지낸 박찬법 그룹 고문을 포함해 3명이 들어와 1명씩 심층 면접했다. 김 차장의 이런 ‘황당한’ 질문에 박 당시 이사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그렇다”고 답했다고.
믿을만한 회사인지 궁금할 정도의 신생 회사는 이제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항공사로 성장했다. 정진섭 LA 여객지점 부장은 “취항 당시 LA~인천 노선에 주 3회 운항하던 게 지금은 LA에만 하루 2편이 뜨고 미주 전체로는 40편이 넘는다”며 “회사가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직장생활의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20년을 아시아나에서 근무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발권 담당 이숙 차장은 “처음 입사할 때는 이렇게 오래 근무할지 몰랐지만 일이 재미있고 직원들 사이의 끈끈한 정이 좋았다”고 말했다. 문경희 과장(예약 담당)은 “회사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회사나 동료들이 가족보다 더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아시아나는 나에게 전부 다”라며 회사에 대한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들은 앞으로 20년 더 함께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숨기지 않았다. 이들은 “20년 동안 여기까지 왔는데 향후 20년 동안 회사가 어떻게 발전할지 기대가 많이 된다”며 “미주본부가 더욱 성장해 현지에서 채용된 직원들 가운데서 임원들도 배출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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