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콜리세움에서는 올시즌 최고의 빅게임이 벌어졌다. 7전 전승의 스탠포드 카디널과 6승1패를 기록중인 USC와의 경기였다. 두 팀은 1905년부터 이어진 사학라이벌. 예전에는 USC의 일방적인 우세였으나 스탠포드에 짐 하바(현 샌프란시스코 49ers) 감독이 부임하면서 역전이 됐다.
최근 4경기에서 1승3패로 USC 가 밀리고 있었다. 2009년 콜리세움 홈에서는 피트 캐롤(시애틀 시혹스)의 USC가 스탠포드에게 55-21로 참패를 당하기도 했다.
스탠포드-USC전은 미디어의 집중조명을 받았다. ESPN의 대학풋볼 프리게임쇼 ‘게임데이’가 이날 새벽부터 콜리세움에서 진행돼 수많은 양교 팬들이 응원에 나섰다. 게임데이는 고정팬만 2맥만명에 이르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오후 5시에 벌어진 경기는 지상파 ABC 방송으로 전국에 중계됐다. 콜리세움 주변에는 아침부터 모여든 USC, 스탠포드 동문들의 테일게이트 파티로 축제분위기로 들떠 있었다.
기자도 2시에 콜리세움에 도착해 현장을 둘러 봤다. 4시까지 콜리세움안은 텅텅 비어 있었다. 팬들은 밖에서 벌어지고 있는 테일게이트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 이날 콜리세움에서만 하루에 소비된 맥주량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다.
모두들 한손에는 맥주캔이 들어 있었다. 맥주캔과 물병을 수거하는 사람들도 대목이었다. 콜리세움 주변의 동네 사람들은 무료인 스트리트 파킹을 선점한 뒤 돈받고 자리를 비워주는 식으로 아르바이트를 했다.
경기 시작 5시가 가까이 되자 콜리세움에는 밀물처럼 관중이 몰려 들었다. 이날 집계된 관중만 93,607명. 미국 경제가 어렵지만 풋볼이 아니라면 더 불황에 빠지지 않을까. 풋볼은 미국 경제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게 분명하다.
스탠포드-USC전이 관심을 모은데는 전통의 사학라이벌전이기도 하지만 스탠포드 쿼터백 앤드루 럭 때문이다. 스탠포드가 지난 시즌 BCS 보올 오렌지보올과 올해 전승 행진을 벌이는 원동력은 쿼터백 럭이다.
이날 NFL 스카우트들도 대거 관전했다. 경기에서는 스탠포드의 앤드루 럭과 USC 맷 바클리 두 쿼터백의 기량은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기록상 럭은 패스시도 40회 성공 29회 330야드전진 터치다운 3 인터셉트1, 바클리는 45회에 28회 성공 284야드 터치다운3 인터셉트1.
하지만 게임을 승리로 매조지하는 위기관리능력에서 럭이 앞섰다. 럭은 4쿼터 막판 인터셉트가 터치다운으로 연결돼 34-27로 패색이 짙었으나 3분8초 동안 76야드를 전진해 34-34 동점을 만드는 뒷심을 발휘했다. 프로 쿼터백들에게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경기는 3차례 연장 끝에 56-48로 스탠포드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최근의 우세가 그대로 이어졌다. USC는 정규경기 종료를 남겨 두고 필드골 시도가 무산된데다가 3번째 연장에서 러닝백의 펌블로 아쉽게 승리를 놓쳤다. 대학풋볼이 갖는 젊음과 패기로 펼쳐진 명승부였다.
<콜리세움|문상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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