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시콜라는 코카콜라에 밀려 만년 2위다. 모든 것을 쏟아 부으며 아무리 마케팅을 해도 코카콜라를 따라잡지 못한다. 맛에서는 코카콜라에 결코 뒤지지 않는데도 말이다.
10여년 전 펩시콜라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눈을 가리고 펩시와 코카의 맛을 평가하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실시했다. ‘펩시 챌린지’로 이름 붙여진 이 테스트에서 소비자들을 펩시를 맛있는 콜라로 훨씬 더 많이 선택했다. 하지만 이것은 눈을 가렸을 때의 결과일 뿐, 눈뜨고 고를 때는 코카의 선택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분명 맛에서는 펩시가 낫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코카콜라를 집어 드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텍사스의 한 대학 연구팀이 자기공명 영상을 이용한 뇌 반응 측정을 통해 원인을 규명했다. 눈을 가린 상태에서 콜라를 마실 때는 단맛을 느끼는 부위인 측중격핵이 활성화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단맛이 강한 펩시의 선호도가 높았던 것이다.
그러나 브랜드를 보면서 마실 경우에는 정서적으로 판단하고 가치를 평가하는 중추적 부위인 ‘복내측 전전두엽 피질’(ventromedial prefrontal cortex)이 크게 활성화 됐다. 맛보다는 브랜드가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코카콜라에 대한 기억과 정서가 펩시라는 브랜드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콜라의 원조라는 후광과 비밀스런 제조법을 둘러 싼 수많은 이야기들도 코카콜라의 브랜드 이미지에 한몫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코카콜라가 또 한번 세계 최고의 가치를 지닌 브랜드로 선정됐다. 브랜드 가치 조사기관인 인터브랜드사가 4일 발표한 ‘2011년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코카콜라는 718억달러의 가치를 지닌 세계 최고의 브랜드로 발표됐다. 12년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이다. IBM,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맥도널드, 애플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 기업으로는 삼성이 브랜드 가치 200억달러를 넘으면서 17위에 올랐고 현대차도 61위로 지난해 보다 4단계 상승했다.
브랜드 가치는 특정 상품이 소비자에게 알려지지 않은 동일 품질의 상품과 비교해 얻을 수 있는 이익, 즉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주는 핵심가치를 의미한다. 브랜드에 대한 호감이 퍼져있으면 가격 책정에서도 유리하다. 소비자들은 이름값이 있으니 품질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해 비싼 가격에도 쉽게 지갑을 연다. 그러니 경쟁에서 절대적인 우위에 설 수 밖에 없다.
기업의 실적과 브랜드 가치가 상당한 상관관계를 갖기는 하지만 절대적이지는 않다. 브랜드 가치에는 현재의 실적뿐 아니라 오랫동안 소비자들의 뇌리에 새겨져 온 이미지, 역사 등이 종합적으로 녹아 있다.
부인과의 이혼 후 극심한 부진의 늪에 빠져 있는 타이거 우즈가 여전히 최고의 브랜드 가치를 지닌 스포츠 선수로 꼽히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우즈는 최근 포브스가 발표한 스포츠 브랜드 가치에서 2위를 큰 차로 따돌리며 1위를 차지해 시장성이 건재함을 증명했다.
기업들에게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이 더 할 수 없이 중요하다. 장기적인 이익과 효과 때문이다. 그래서 삼성은 막대한 돈을 지불하면서 영국 프리미어 리그 첼시의 메인스폰서를 자처하고 있다. 선수들의 유니폼에 새겨진 삼성이란 글자가 당장의 매출로는 연결되지 않을지 몰라도 경기를 보는 이들의 전전두엽 피질을 자극해 준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들이 앞 다투어 올림픽 같은 메가 이벤트를 후원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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