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 체감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경작지를 늘려 곡식을 심어도 새로 경작한 땅에서 나온 소출은 전만 못하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사람들은 처음 개간을 할 때 가장 비옥해 보이는 땅을 우선 고르기 때문이다. 나중에 남은 땅은 처음부터 경작지로서 가치가 적다고 보고 놔둔 것이기 때문에 경작해 봐야 처음 것만 못하기 쉽다.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이란 것도 있다. 이것은 같은 빵을 먹어도 먹는 사람의 상태에 따라 맛이 다르다는 이론이다. 며칠 굶은 후 겨우 얻어먹는 빵과 고급 요리를 풀코스로 들고 난 후 먹는 빵은 똑같은 빵이라도 같은 맛일 수 없다.
미국에 수많은 기업이 있지만 생명이 긴 경우는 많지 않다. 미국을 대표하는 우량 기업 30개로 이뤄진 다우존스 산업지수 안에 든 기업만 봐도 지난 100여 년 동안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GE 단 하나뿐이다. 어째서일까. 바로 위에서 말한 두 법칙 때문이다. 처음 신천지를 개척해 히트를 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주변을 개척해 계속 히트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처음 본 새 상품으로 소비자를 혹하기는 쉽지만 그 뒤 개선된 제품을 가지고 연이어 매혹시키기는 점점 더 힘들어진다.
지난 10여 년 동안 애플은 아이팟과 아이폰, 아이패드를 연달아 선보이며 세계 최고 기업으로 성장했다. 비축 자금은 연방 재무부보다 더 많고 시장 가치는 엑손 모빌을 능가했다. 그러나 애플이 이 자리를 유지하려면 끊임없이 경쟁자를 압도할 상품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은 갈수록 어렵다.
애플은 4일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새 아이폰을 선보였다. 작년 7월 아이폰 4가 나온 지 15개월만이다. 애플 측은 안에 아이패드 2에 사용된 A5 칩이 내장돼 속도가 몇 배가 빠르고 카메라 기능도 향상됐다고 설명했지만 팬들은 대체로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형태도 구형 아이폰 4와 구별이 안 되는데다 명칭도 예상됐던 아이폰 5가 아니라 아이폰 4S라는 이상한 이름을 붙였다. 애플 주가는 투자가들의 실망감을 표시하듯 이번 발표 후 5%가 하락했다.
이번 결과를 꼭 애플사의 잘못으로 돌릴 수만은 없다. 지금까지 나온 제품의 만족도가 너무 높았고 소비자들의 기대치가 너무 커 누구라도 이를 만족시킨다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거기다 구글의 앤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하고 애플의 성능을 능가하는 스마트폰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2007년 첫 아이폰을 선보인 애플은 매년 신제품을 내놔 히트를 쳤으며 작년 6월까지 앤드로이드 폰과 시장을 양분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앤드로이드가 시장 점유율 43.4%로 애플의 18.2%를 압도하고 있다. 아이폰의 최근 4분기 매출액은 133억 달러로 애플 제품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아이폰이 계속 경쟁자들에 밀릴 경우 애플의 장래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 스티브 잡스가 떠난 지 불과 2달 된 애플에게 이번 새 아이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좋은 뉴스가 아니다. ‘권불10년’ ‘화무십일홍’이란 속담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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