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달러의 생명 보험금을 노리고 형부 허광섭씨(75)를 살해한 혐의로 한인 일가족이 체포됐지만 범행과정과 동기 등 석연치 않은 의문점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 프린스 윌리엄 카운티 경찰은 피의자인 전종민씨 일가족이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형부를 살해했다지만 직계가족도 아닌 이들이 어떻게 보험금을 수혜 받을 수 있는 지 등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인들이 궁금해 하는 의문점들을 정리해본다.
▶허씨의 부인 조정자 씨는 과연 범행사실을 몰랐나?
여동생 일가족이 남편을 죽였다, 재혼했다, 사체를 발견해 처음 경찰에 신고한 사람이 부인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한인사회에서는 사망한 허씨의 부인 조정자 씨가 과연 범행 낌새를 몰랐을까 하는 의심에 찬 눈초리를 보내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경찰은 부인 조씨가 용의자 선상 밖에 있다며 범행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조씨는 사건 발생 후 경찰 조사를 수차례나 집중적으로 받았음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경찰의 면밀한 조사에도 아직까지는 혐의점이 나오지 않았음이 입증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은퇴한 노인이 어떻게 100만 달러 생명보험에 가입했나?
사망한 허씨 부부는 버지니아 웃브리지의 민간 노인아파트의 1베드룸에서 살고 있다. 월 렌트비는 700-800달러 수준이다. 철도회사에 근무했다 은퇴한 허씨는 부인이 버는 돈과 연금으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부에 알려진 이 정도의 수입 상태를 가정하면 허씨가 100만 달러란 거액의 생명보험에 가입하기란 쉽지 않다. 더욱이 75세란 고령의 나이인 만큼 허씨가 어떻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었나 하는 의문점이 생긴다.
보험회사마다 가이드라인은 다르지만 대다수의 회사들은 연 수익 5만 달러일 경우 5배인 25만 달러의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이 경우 허씨에 숨겨놓은 재산이 많았거나 아니면 보험 가입시 에이전트의 묵인 아래 허위로 수입이나 재산을 과장해 기재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보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노인들이 흔히 가입하는 10년짜리 소멸성 보험의 경우 매월 최소 800달러에 달하는 보험료를 내야 하는데 허씨가 이를 어떻게 감당했는지도 풀리지 않는 숙제다.
▶전씨 일가족은 직계 가족도 아닌데 보험금을 어떻게 수령할 수 있나?
경찰은 이번 사건을 보험사기이며 허씨가 사망할 경우 받을 수 있는 100만 달러를 노린 것으로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 가족중에서 허씨의 처제 가족중 한사람이 보험 수혜자로 등록돼 있음이 확인됐다.
보험회사들에 따르면 보험 수혜자는 배우자나 직계 가족이 아니더라도 가능하다. 허씨는 자식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배우자인 부인과 함께 처제 가족도 수혜자에 이름을 올릴 수는 있다. 다만 보험금을 받는 퍼센트는 계약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허씨가 보험 계약을 할 때 전씨 가족이 페이먼트의 일부를 부담하는 대신에 수혜자로 이름을 올리는 조건으로 계약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씨 일가는 범행이 들통나지 않았으면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나?
통상 보험 가입 후 2년 내 사망하면, 부득이한 사고사나 정상적인 죽음이 아닐 경우 보험금 지불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병력을 숨겼거나 보험금을 노리고 고의로 가입했을 경우도 있기에 보험회사들은 조사에 착수한다. 허씨는 보험에 가입한지 4-5년 된 것으로 전해져 보험 약관에 따라 이들이 수령할 수도 있다.
▶누가 목을 졸랐나?
경찰은 허씨의 처제인 전정옥과 그 남편인 전종민, 이 부부의 아들인 전호영 등 3명을 살인공범 혐의로 입건했다. 누가 직접 허씨의 목을 졸랐는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만약 목을 조른 인물이 확인되면 살인혐의가 적용된다.
허씨가 75세이라 해도 남자인 만큼 남편인 전종민 아니면 그 아들이 직접 살해했을 가능성이 높다.
▶정말 보험금만 노린 것인가?
범행동기에 대해서는 보험금을 노린 것 외에는 아무 것도 밝혀진 게 없다. 하지만 거액의 보험에 가입한 후 몇 년 안돼 타살됐을 경우 일단 의심을 받는다는 걸 감안하면 왜 이들이 무모하게 범행을 저질렀는지 납득이 잘 가지 않는다. 보험 가입이 이미 4-5년 돼 의심을 받을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으며 처제 전정옥이 지압사 경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만큼 타살의 흔적 없이 살해할 수 있다는 잘못된 자신감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보험금 외에 다른 원한 관계는 없었는지 그리고 왜 이들 가족이 자식까지 범행에 가담시켰는지도 의문이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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