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스톤 국립공원 인근 지역인 보즈만의 한 건축업자가 얼마 전 기발한 계획을 세웠다. 완전히 미국산 자재만을 써서 집을 짓겠다는 계획이었다.
몬태나 주립대학이 소재한 보즈만은 사실 불경기 여파가 아주 심한 곳은 아니다. 대학이 거대한 고용주 역할을 해서 취업시장이 안정적이고, 옐로스톤을 찾는 관광객들도 꾸준히 찾아들어 그런대로 경제가 돌아간다.
하지만 경기한파가 가혹하게 몰아친 분야가 없지 않은 데 그중 하나가 건축업계이다. 휴양지인 만큼 별장이나 제2의 주택 시장이 활발해야 건축 관련 업자들이 먹고 사는 데 그 시장이 지난 2007년 이래 완전히 얼어붙었다.
보즈만에서 건축회사를 운영하는 앤더스 루웬덜 사장은 동업자들이 하나하나 도산해 가는 현실을 지켜보다가 한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건축자재를 미국산으로 쓰자. 그러면 미국 공장들이 바빠져서 직원을 더 채용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경제가 살아나서 건축업도 다시 활기를 찾게 될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막상 그 계획을 실천에 옮기려니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 그는 최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국산품, 즉 미국산을 찾기가 쉽지가 않은 것이다.
예를 들어 목재는 나무에서 나는 것이니 삼림 울창한 몬태나의 목재를 구하면 되고, 시멘트나 콘크리트도 현지에서 제조한 것을 구하면 된다. 하지만 그 외의 것들로 넘어가면 사정이 복잡해진다. 요즘 같은 글로벌 경제 시대에 미국공장에서 만들어진 제품이라 해도 그중 최소한 몇 가지 부품은 외국산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건축업계의 주된 노동력은 불법체류자들, 바로 외국산이다.
일자리 문제가 갈수록 심각하다. 9%가 넘는 실업률은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금만, 조금만 하며 버텨온 장기 실업자들은 이제 더 이상 희망을 갖기도 어렵게 되었다. 다급해진 오바마 대통령은 8일 대대적 경제대책을 발표했지만 일자리라는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올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고용시장이 얼어붙은 데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그중 하나가 글로벌 경제라는 특수 환경이다. 전 같으면 미국에서 모두 생산할 제품들을 인건비 싼 해외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들여오거나 값싼 외국제품을 수입해 들이는 구조이니 미국 내 일자리가 점점 사라진다.
요즘 인터넷에 떠다니는 우스개 이야기가 이런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 모두 현실에서 경험하는 일이다.
<실직자인 존 스미스 씨의 하루는 아침 6시 일본산 시계의 알람이 울리면서 시작된다. 중국산 커피머신에서 커피가 만들어지는 동안 그는 홍콩산 전기면도기로 면도를 하고, 스리랑카 산 셔츠에 싱가폴산 청바지를 입는다. 한국산 운동화를 신고 타이완산 손목시계를 찬 후 독일산 자동차를 타고 주유소에 가서 사우디아라비아산 기름을 넣는다. 집으로 돌아와 말레이시아 산 컴퓨터로 인터넷의 채용공고들을 찾아보지만 별 성과가 없다.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프랑스산 포도주를 한잔 따른 후 인도네시아산 TV 앞에 앉은 그는 생각에 잠긴다. 왜 미국에서 보수 좋은 일자리를 찾을 수가 없을까?>
일자리 문제 - 간단한 일이 아니다. 실업자들만큼이나 속이 타는 것이 오바마 대통령일 것이다. 일자리 못 만들어내면 그 역시 실업자가 되고 말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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