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트는 단선적이다. 악당은 결국 벌을 받고, 착한 사람은 보상을 받는다는 권선징악(勸善懲惡)이 항상 정해진 메시지였다.
스토리텔링은 도식적이었다. 대사는 상투적이었다. 아니, 진부하다고 할 정도였다. 애써 정의를 강조하고, 또 슬픔을 억지로 자아내려다보니 배우들의 연기도 과장되기 일쑤였다.
다양한 컷 같은 건 아예 기대할 수 없었다. 동원된 카메라가 몇 대 안 됐기 때문이다. 그런 마당에 영상미를 추구한다는 것은 사치일 수도 있었다.
영화관객의 주류가 ‘고무신 관객’으로 불리던 50-60년대 한국 영화를 말하는 것이다. 리얼리티란 것은 도무지 찾을 수 없다. 신파조 연기에 엎치락덮치락 반전에 반전으로 스토리를 끌어나가는 게 당시 한국영화였다.
‘오세훈 사퇴 정국’에 ‘곽노현 정국’이 덮쳤다. 한 국내신문의 논평이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패배와 함께 오세훈 서울시장이 물러났다. ‘오세훈 침
몰’에 선봉을 섰던 인물은 다름 아닌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그런 그가 불과 며칠사이 후보 매수 부정선거 혐의가 드러나면서 사법처리의 운명을 맞게 됐다. 그 일련의 과정을 이런 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자못 의기양양 했었다. 그게 야당의 모습이었다. 반면 저마다 구명도생에 급급한 게 여당의 모양새였다. 오세훈과 가급적 거리를 두려는 몸부림과 함께.
상황이 바뀌었다. 한마디로 전전긍긍이다. 그러면서 어제까지의 영웅 곽노현을 떼놓으려고 야권은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반전도 이런 반전이 없다. 뭐랄까, 50년대 한국영화의 플로트를 방불케 한다고 할까.
“나는 부패 꽉 잡는 진보 단일 후보다.” “서울 교육행정이 썩은 것은 밀실행정 때문이다. 그곳에 햇볕을 비추겠다.” “비리와 부패를 잡는 것은 철저한 민주주의자만이 할 수 있다.” 선거유세 때 곽 교육감이 한 말들이다.
그 말이 이제 와서 보니 싸구려도 그런 싸구려가 없는 신파조로, 가증스럽게까지 들린다. 그 신파조 대사가 또 바뀌었다. ‘합법성만 강조하고 인정을 상실하면 몰인정한 사회가 된다’-. 후보사퇴 대가로 돈을 건넨 것을 이런 식으로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신파조도 아니다. 궤변으로 흐르고 있는 것이다.
인생은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하지만 하여튼 이런 새옹지마의 스토리는 찾을 수 없다. 반전에 또 반전, 그리고 신파조에, 그것도 모자라 추상화를 대하는 것 같은 말도 안 되는 대사. 이 정치 드라마는 50년대 영화에서도 보기 드문 아주 저질의 영화다.
문제는 보는 그런 정치드라마를 싫어도 보아야만 하는 게 한국국민이라는 데 있는 게 아닐까.
왜 기를 쓰고 어린 자녀를 미국 땅에 보내 조기유학을 시키는지 기러기아빠 엄마의 심정이 조금은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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